국방부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 군전문가를 대변인으로 기용하려던 당초 계획을 철회했다.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은 29일 군 개혁과 조직개편을 위해 그 동안 한시적으로운영돼온 대변인직을 공식 직제에 편입, 민간인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직제개편 일정이 불투명해 종전대로 대변인직에 현역 군인을 임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변인 자리에 현역 또는 민간인을 임명할 수 있도록 별정직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행정자치부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데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하고 대변인 교체시간이 촉박한 점 등을 감안해 민간인 영입 계획을 유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차 실장은 대변인 자리를 외부 민간인에게 개방하는 방안은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국방연구원의 송영선 안보전략연구센터 소장을 대변인으로 기용하려던 당초 계획은 백지화되고, 다음 달 3∼5일 임기가 끝나는 황영수 대변인 후임에 남대연 전 합참 군사전략과장(육사33기.준장진급)이 임명될 예정이다. 여성 대변인 기용계획 철회는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이 국방부의 문민화 및여성참여 확대를 위해 송 소장을 차기 대변인에 내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반대하는 여론이 비등한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28일 송 소장이 최근 TV토론회 등에 참가해 언급한 친미성향의 발언과 행적 등을 집중 거론하며 대변인 내정을 즉각 철회하고, 조 장관은 사퇴하라는 등의 비난글이 쇄도했다. 민주노동당과 인터넷 다음카페 `신용불량자 클럽' 소속 20여명도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나라당 정책회의에서 `신용불량자를 이라크에 파병하자'는 취지의 송씨 발언은 채무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목숨을 담보로 전쟁터로나가라는 뜻이며 장기를 팔아서 빚을 갚으라는 채권추심원들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며 송씨의 대변인 내정을 취소할 것을 국방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