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에 대해 "국정혼선에 대한 진지한 자성없이 자기 변명과 책임전가로 일관했다"며 혹평했다. 민주당은 특히 노 대통령이 이날 재신임의 배경과 시기, 방법 등을 밝힌 데 대해 "대통령 스스로 정리가 되지 않았고, 며칠 사이에 말이 여러번 바뀌어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자꾸 말이 왔다 갔다 하니까 쉽게 종잡을 수 없어서 더기다려봐야 겠다"면서 "오늘 시정연설에서도 최도술씨 문제로 인한 도덕적 상처 때문에 재신임을 제안했다고 했다가, 정치권 전반에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하는 등혼란스럽다"며 "경제문제도 변명 위주로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대통령의 후보 시절이 연상됐다. 아직도 말과 행동이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고치지 못했다"면서, 송두율(宋斗律) 교수 관련 언급에 대해"우리 사회가 그 문제에 대해 포용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대통령이 검찰수사가끝나기 전에 이념공세를 우려하는 말을 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또 "최도술씨 사건에 대해 가슴 아프다는 듯한 표현을 했는데 안희정씨 사건은 `동지니까 봐달라'고 했고, 이기명씨 사건 때는 절절한 애정이 담긴 편지를 보낸 것과 유사하다"며 "대통령도 `모른다 할 수 없다' 했는데 그 내용이 뭔지 ,헌정을 흔들만한 사건인 지 아무런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첫 부분에서 재신임을 거론하면서 애잔하게 접근해 재신임의 비율을 다소 높이는 효과가 있었으나, 후반부에 송두율씨 관련 발언으로 점수를 까먹은 것 같다"면서 "전체적으로 마지못해 원고를 읽는 듯한 인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내탓'은 없고, `네탓'만 있는 연설이었다"며 "특히경제문제에 있어서 국민의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언급이 있었는데 5년전 IMF사태를 국민과 함께 묵묵히 극복한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국가의 살림을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도덕하고 염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