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앤화를 평가절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내비쳤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행장는 23일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합동 연차총회 기조연설에서 "위앤화 평가절상은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저우 행장은 "환율제도의 개편이나 위앤화 평가절상은 중국의 금융산업 발전 및 구조조정과 연계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97년 외환 위기 때에도 현재의 환율 체제가 유지됐기 때문에 역내 경제 안정에 기여했다"이라고 강조했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그러나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성장이 세계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의 성장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미국의 경우 재정 및 경상수지 불균형이 지속되는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스노 장관은 "미국 경상수지 적자의 원인은 수입 증가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려면 대미 수출에 경제 성장을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이 내수 위주의 성장 정책으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 적자는 향후 5년 내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4%에서 2%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위앤화 평가절상 거부에 대해 "우리는 특별한 입장을 보인 적도 없고 이들 연설에 대해 논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히고 "미국과 중국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 지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말했다. 그는 "환율제도는 각국의 자본시장 개방, 금융시장 발전, 경제 발전 정도 등에 달려 있으며 기본적으로 당사국이 결정할 일"이라고 밝히고 "다만 중장기적으로 시간을 두고 더 유연한 환율제도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서방 선진 7개국(G7) 회담과 IMF 총회 기간에 엔/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였지만 이미 나쁜 영향은 모두 반영됐으며 앞으로 국제외환시장은 안정적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김대호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