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보수 문제로 강력한 비난을 받아온 리처드 그라소(57) 뉴욕증권거래소(NYSE) 회장이 사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월스트리저널은 소식통들을 인용, 그라소 회장이 이날 폐장후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사회가 이를 수리했다면서 샌프란시스코 소재 한 법률회사의 회장인 래리 손서니가 임시 회장으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이사는 18명의 이사들이 그라소 회장의 퇴진을 찬성한뒤 그라소 회장이 사임에 동의했다면서 회장 승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밤 9시(이하 현지시간) 이사회가 재소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라소 회장의 사임보도에 대한 NYSE 대변인의 공식 논평은 아직 나오지 않고있다. 그라소 회장은 전날밤 "기업지배구조 특별위원회의 1차보고서와 권고사항들을검토하고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특별이사회를 내주에 소집했으나 NYSE 이사들은 4개 주요 연금기금들이 그라소의 사임을 촉구함에 따라 17일 오후 4시15분 긴급이사회를 전격 소집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그라소의 사임은 그가 지난달 1억4천만달러에 달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발표된 뒤 각계의 비난이 쏟아진데 따른 것이다. 윌리엄 도널드슨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이날도 하원 재무위에 출석, 그라소 회장의 보수 1억4천만달러는 금융감독기관들에 "중대한 우려사항"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과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코네티컷)은 16일 시장 신뢰회복과 NYSE 개혁차원에서 그라소 회장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주직원퇴직연금기금(캘퍼스)을 포함한 3대 기관투자가들도 전날부터 그라소의 사임을 압박했으며 17일에는 NYSE 이사인골드만 삭스 회장과 메릴 린치 회장도 지지를 철회하는 등 그라소 회장은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사면초가에 빠져들었었다. NYSE는 지난달 그라소 회장의 보수가 과거 수령분에다 2년간 계약연장으로 2007년까지 받게 될 4천800만달러의 보수를 합산할 경우 1억8천750억달에 달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36년동안 NYSE에서 일한 그라소 회장은 지난 95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기본급외에 업무실적에 따른 보너스를 받아 왔고 98-2000년에는 3년간의 실적에 근거한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받았을 뿐만 아니라 99년부터는 `자본축적 계획'이라는 이름으로또다른 보너스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kskim&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