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무선인터넷망이 전격적으로 개방됨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자와 포털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에서의 격돌을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선망 개방이란 유선인터넷상에서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콘텐츠를 제공해 오던업체들이 등록절차를 거쳐 각 이동통신사업자의 무선인터넷망에 자사 사이트를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배적 이통사업자인 SK텔레콤은 포털업체들에 맞서 자사포털사이트인 네이트닷컴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제휴계약을 맺은 800여개의 콘텐츠업체들을 동원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망개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콘텐츠 이용요금의 청구와 수납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함으로써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유선쪽에서는 포털업체들이 매출에서 세자리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강세를 보였지만 무선시장에서는 오랜 사업경험을 통해 안정된 시스템과 단말기에대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이통업체들을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F는 내달초 약관신고를 마치고 이에 대한 승인을 받으면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망을 개방하게 된다. 이 회사는 2위 이통업체로서 축적해온 무선인터넷 서비스 노하우와 기술을 토대로 위치정보 등 포털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최근 독자개발에성공한 멀티미디어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수준높은 기술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을 위해 무선인터넷사이트메뉴에 이들 업체의 독립적인 코너를 개설해 수익원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LG텔레콤도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지아이'(ez-i)를 4년간 운영한 노하우를 살리면서 포털업체들과의 경쟁적 관계 보다는 다양한 상호보완적 관계를 구축해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무선망을 독차지했던 이동통신사업자에 맞서 포털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여념이 없다. 포털업체들은 특히 인터넷 사업의 경우 한번 붙잡은 소비자는 서비스에 특별한하자가 없는 한 계속 자신이 이용하던 사이트에 접속하는 관성(貫性)이 큰 시장이라는 점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서비스 초기에 강세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위 포털업체인 NHN은 지난해 말 이미 무선인터넷 팀을 무선인터넷 사업부로 승격시키고 무선인터넷 전용 게임 기획자와 개발자를 40명으로 대폭 충원했다. 이 회사는 특히 SK텔레콤, KTF 등을 통해 제공하던 무선게임 서비스 경험과 기술력을 되살려 웹투폰 방식의 무선게임 서비스에서 승부수를 던질 채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여종의 다양한 무선게임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며 지식 검색, 메일, 금융서비스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이 회사는 전했다. KTF의 무선멀티미디어 서비스인 `멀티팩'에 e-메일과 동호회 서비스를 제공한경험이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웹투폰 방식의 서비스를 위주로 벨소리, 캐릭터 다운로드, 폰 사진, SMS(단문메시지) 등의 다양한 콘텐츠군을 구성했다. 이와 함께 무선게임 콘텐츠도 새롭게 발굴하고 강세분야인 메일과 커뮤니티 사업을 무선상에도 접목해 유무선 종합 포털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네오위즈는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주력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