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구주류가 신당논의의 마지막 분수령이 될 내주 당무회의를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며 본격적인 세규합에 나섰다. 중도파의 핵심 김근태(金槿泰) 고문이 전당대회 개최를 촉구하며 구주류를 몰아세운 것과,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논의의 중심을 중립에서 구주류쪽으로 옮긴 채 마지막 중재를 모색하고 나선 것은 사실상의 분당 국면을 앞둔 당내 흐름을 반영한 모습이다. 신주류는 22일 김원기(金元基) 고문 주재로 신당추진모임 운영위원회를 열어 구주류와 전대 협상이 무산될 경우 26일 당무회의에서 표결처리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회의에선 특히 전날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이 `전대 10월 연기론'을 제기한데 대해 강경파의 핵심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지금 전쟁을 앞두고 안되는 상황부터 가정하는가"라고 공개 비판하는 등 강경론이 주류를 이뤘다. 이에 따라 김 고문은 구주류와의 협상 난항을 들어 표결처리에 최선을 다하되 이마저 어려울 경우 독자 전대를 추진하자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류 온건파의 한 핵심인사는 "탈당하려면 50~60명은 규합해야하는데 현재 중도파를 포함해 45명 정도는 이심전심으로 모아진 것 같다"고 내부 기류를 전한 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이 `벼랑끝 억지전술'을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도 `중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주류 집단탈당의 열쇠를 쥔 김근태 고문과 심재권(沈載權) 의원 등 중도파 12명이 당초 전대 소집을 요구했다가 거부로 돌아선 구주류의 행태를 비난하고, 전대 개최 및 표결처리를 주장하고 나서 계파간 세력균형이 신주류쪽으로 쏠릴 전망이다. 김 고문은 "전대가 열리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위기에 직면했다'고 선언하겠다"고 말하고, 위기타개 방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밝혀, 최악의 경우 탈당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주류의 집단탈당 불가피론에 이은 김 고문의 자세변화와 맞물려 구주류의 책임론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자, 정통모임도 위기감 속에 22일 오후 재가동된 10인 조정대화기구에 참여하는 등 막판 조율을 시도하고 나섰다. 구주류측 관계자는 "당 해체 불사라는 원칙을 제외하고는 당명과 흡수합당 등 거의 모든 것을 양보했다"면서 "본질이 훼손당하지 않는 선에서 협상 타결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대 의제 복수안 상정과 대의원 여론조사를 타협안으로 제시했다가 거부당했던 정 대표는 `전대없는 대타협'을 전제로 `형식은 통합신당, 내용은 흡수합당'이란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