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 4 은행들이 조만간 모두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전망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미 뉴욕 증시에 상장돼있는 국민은행[60000]에 이어 신한지주[55550]와 우리금융[53000]도 오는 9월 미국 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하나은행[02860]도 중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옛 주택은행이 지난 2000년 10월 국내 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 아시아 금융기관 중에는 세번째로 주식예탁증서(DR)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조흥은행 인수로 자산규모 2위에 올라서게 된 신한지주는 룩셈부르그 거래소에상장돼있는 DR을 올 9월 뉴욕 증시로 옮겨올 예정이고 우리금융도 같은 달 정부 지분의 일부를 DR로 발행해 미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는 애초 올 상반기를 목표로 미 증시상장을 준비해왔으나 조흥은행 인수건에 걸려 일정이 늦춰졌고 우리금융은 주가가 국내 공모가(6천800원)보다 내려가는 바람에 지난 6월에서 조금 지연됐다. 자산규모 4위인 하나은행은 지난해 준비에 들어갔다가 서울은행 합병, SK글로벌부실 사태 등으로 인해 일단 미뤄둔 상태다. 하나은행까지 미 증시 상장을 완료하면 국내 `빅 4' 은행들이 모두 우리나라와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되는 셈이다. 이들은 미 증시에 상장되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회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고객들의 머릿 속에 박혀있던 부실 금융기관의 이미지가사라져 영업에 큰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해외 투자자들은 미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에해외 투자자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고 은행 관계자는 발혔다. 우리금융은 당장 민영화를 위해 정부 지분 일부를 해외에서 매각해야 하는데 투자자 모집을 위해서는 미 증시 상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빅 4' 은행들이 미 증시 상장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들은 앞으로 SEC 규정에 따라 은행장과 재무담당 임원이 동시에 서명한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하므로 투명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 증시 상장은 실효성보다는 경영진이 외부에 보이는 효과를 노리고 추진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우리나라 증권거래소나 회계기준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안타까움도 표출됐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