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험사 은행 백화점 여행사 호텔 등 서로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마케팅 담당자 30여명이 8일 서울 장충동 파라다이스빌딩 4층 대회의실에 모인다. 이들은 한양대 경영학부 홍성태 교수의 강연을 듣고 'VIP마케팅'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2001년 10월 이후 벌써 22번째 만남이다. 이들이 모이는 이유는 ㈜디자인하우스가 발행하는 월간 '도베(DOVE)' 때문이다. 창간 3년째인 고급잡지 도베는 최우량 고객을 겨냥해 유명 기업들이 전개하는 제휴 마케팅의 핵심 매개체.일명 '도베 브랜드 컨소시엄'으로 통하는 이런 마케팅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찾아 보기 힘든 공동 마케팅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현대백화점,굿모닝신한증권,메트라이프생명,롯데카드,서울옥션(경매업체),씨티은행,에이스회원권거래소(골프회원권),캡스(보안업체),클럽매드(여행사),파라다이스호텔(부산,제주),파라다이스명품관,프로라식(안과체인),헤로(도곡동 타워팰리스 인테리어업체) 등 13개에 이른다. 대부분이 업종별 대표로 손색이 없는 기업들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면 브랜드별로 1천명이 넘는 VIP고객의 정보를 도베에 넘겨 줘야 한다. 공동마케팅의 풀(Pool)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컨소시엄이 출범하던 2001년에 6개 브랜드에 8천명이던 고객풀은 현재 13개 브랜드 1만5천여명으로 늘어났다. 면세점 특급호텔(서울 소재) 등이 추가로 합류하면 연말까지 17개 브랜드에 2만명의 고객을 독자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브랜드의 최우수 고객에겐 매달 고급 잡지 '도베'가 발송된다. 광고가 대부분인 일반 명품 잡지와 달리 도베엔 상류층 독자들이 선호하는 여행 레저 자기계발 등에 관한 내용이 기사 형식으로 실려 있다. 브랜드별 VIP고객인 도베 독자에게 발송되는 것은 잡지만이 아니다. 1년에 9차례 공동 마케팅 DM(다이렉트 메일)이,브랜드별로 2회 단독 마케팅 DM도 우송된다. 또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별도의 면도 연간 10페이지씩 할애된다. 참여 브랜드들은 타 업종의 구매력 높은 고객에게도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지난해에만 6회에 걸쳐 도베 브랜드 컨소시엄 고객들을 대상으로 DM프로모션을 전개해 큰 효과를 봤다. 씨티은행도 작년 11월 신라호텔에서 금융세미나를 열었다. 올 들어 지난 5월엔 서울옥션이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 명품 시계 경매 행사를 벌여 호평받기도 했다. 디자인하우스 이영혜 사장은 "도베 브랜드 컨소시엄은 잡지와 참여 브랜드 그리고 브랜드별 최우수 고객인 독자 3자가 모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참여 중인 브랜드와 경쟁 관계가 아닌 우량 기업들로 참여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