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800으로 돌진'. JP모건이 17일 발표한 한국투자전략 보고서 제목이다. 리먼브러더스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이 활황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상승세가 오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얼마나 오르고 또 어떤 종목이 올 여름 큰 장을 주도할 것이냐로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일변도의 외국인 매수세도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증권주에 대한 매수 열기가 뜨거운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연초 개별 중소형주나 경기방어주가 시장을 받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외국인이나 개인들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고수익을 좇아 시장의 주도종목을 찾는데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블루칩이 여름 큰 장을 주도하되 금융주와 IT주가 시장을 함께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력한 매수세력인 외국인이 시장을 끌고 있다는 점에서 블루칩 장세는 필연적이라고 그들은 설명한다. 또 IT경기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주가의 발목을 잡던 각종 악재에서 벗어나고 있는 은행 증권 등 금융주도 매력적이라고 진단한다. ◆ 확산되는 관심 종목 외국인 매매의 가장 큰 특징은 매수종목의 확산이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만 사고 팔던 것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4월과 5월엔 삼성전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가 다른 종목을 모두 합한 것보다 컸다. 그러나 5월 말을 기점으로 역전되기 시작해 그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JP모건은 이날 한국의 모델포트폴리오를 교체했다. 강원랜드 LG생활건강 LG전자 현대자동차 삼성SDI 하나은행 등에 대한 비중을 확대했다. 반면 한국전력 KT&G를 빼버렸다. 경기방어적 성격을 가진 종목을 업종 대표주로 교체한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증권주가 큰 폭으로 오른게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다. 증권주는 전통적으로 개인들이 선호하는 업종인 동시에 시장 분위기를 전해 주는 바로미터로 받아들여진다. ◆ 주목받는 ITㆍ금융주 IT주의 매수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IT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35만원대로 급등했고 삼성SDI LG전자 등 IT 대표주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등의 투자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부품이나 장비업체들의 실적개선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금융주 역시 관심거리다. 카드채, SK 사태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하나 둘 해결방안을 찾아가고 있다. 가계대출문제가 여전히 불안요소이긴 하지만, 주가엔 상당한 내성이 생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지난달 말 이후 국민은행 주식을 2천3백억원어치 이상 사들였다.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강성모 팀장은 "실적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지만 미국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국내증시도 탄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가 본격화된다는 가정에서 보면 블루칩과 금융 IT주의 주가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