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신업계에 구조조정과 문책인사 바람이 불고 있다. 카드사 및 SK글로벌 채권 등에 따른 부실책임을 지고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줄줄이 물러나고 있다. 또 구조조정 차원에서 리서치센터를 사실상 해체하는 등 생존을 위한 조직 초슬림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주총을 끝낸 현투증권은 집행임원 6명 전원에게 사표를 받았다. 현투증권은 펀드 판매 및 법인브로커 등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본사 조직을 대폭 축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투증권은 이와 함께 리서치센터를 사실상 해체키로 방침을 정했다. 법인브로커 업무만 지원하는 소규모 부서로 축소할 예정이며 현재 30여명에 이르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업무 전환을 요구했다. 한투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자회사인 한국투신운용 사장을 1년 만에 전격 교체했다. 신용카드사 채권 투자로 빚어진 손실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한투증권과 한투운용을 포함해 총 5명의 집행임원이 주총 이후 물러났다. SK글로벌 채권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투신운용은 채권운용본부장을 대기발령낸 데 이어 관리책임을 물어 사장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투신도 최근 카드채에 지나치게 투자한 책임을 물어 채권운용본부장을 교체했다. 이밖에 K투신 J투신 등이 이번 주총에서 채권담당 임원과 CEO를 교체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신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문책인사가 리스크 관리를 무시해온 투신사의 경영 관행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되지만 잦은 CEO 교체는 투신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