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의 벽에 막혀 주춤했던 움베르투 코엘류감독의 한국축구가 호흡을 고르고 강호 아르헨티나와 격돌한다. 한국은 오는 1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인기와 조직력이 발군인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의 아르헨티나와 사상 두번째 대표팀간 경기(A매치)를 벌인다. 한국이 아르헨티나와 대결한 것은 '86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때가 유일하며 당시 1-3으로 패했었다. 같은 남미국가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골 결정력 부재와 수비 난조에 시달리고 잦은 패스 미스로 리듬이 끊기면서 0-2로 무릎을 꿇었던 '코엘류호'로서는 패배의 후유증을 털고 흐트러진 조직력을 점검하는 게 발등에 떨어진 과제다. 3일만의 빅 매치여서 체력적인 부담도 있지만 이같은 사정은 같은 날 기린컵 개막전에서 일본과 맞붙어 4-1로 이긴 아르헨티나도 다를 게 없다. 코엘류 감독은 패인 보완 등 담금질할 시간이 사실상 10일 하루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 이영표(에인트호벤)와 송종국(페예노르트)을 포백수비라인의 좌우에 선발투입하는 등 확실한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열린 한일전 이후 긴장의 끈이 다소 풀어졌다고 보고 정신력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극전사'를 지휘한 이래 4경기에서 단 1골의 극심한 골 감뭄을 겪고 있는 코엘류 감독의 고민은 누구를 원톱에 배치하느냐는 데에 있다. 안정환(시미즈)이 군 입소로 결장하는 상황에서 신임을 보냈던 최용수(이치하라)가 기대 만큼 활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멀티플레이어'의 원조인 유상철(울산)이 최전방으로 보직 변경하거나 최용수가 한번 더 기회를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코엘류 감독은 '젊은 피' 조재진(광주)의 선발 투입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재진은 우루과이전에 후반 13분 교체투입돼 가볍운 몸놀림속에 결정적인 슈팅을 연이어 날리는 등 성공적인 A매치 신고식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기현(안더레흐트)이 왼쪽 날개공격수로 재기용되고 오른쪽은 차두리(빌레펠트)또는 이천수(울산)가 출격할 것으로 점쳐지며 박지성(에인트호벤)도 몸상태가 썩 좋지 않지만 코엘류호에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3-4-3' 포메이션의 아르헨티나는 에르난 크레스포(인터 밀란), 후안 베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주전 일부가 빠지고 물갈이도 했지만 일본을 3골차로 격파할 만큼 파괴력은 예전 그대로다. 지난해 월드컵 멤버 중에서는 골키퍼 파블로 카바예로(셀타비고), 미드필더 파블로 아이마르(발렌시아)와 하비에르 사네티(인터 밀란), 수비수 디에고 플라센테(바이엘 레버쿠젠)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2001년 세계청소년선수권(U20) 최우수선수로 일본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하비에르 사비올라(바르셀로나)는 '득점기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알 아라비)의 후계자로 지목될 정도로 골 결정력을 지녀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따라서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엑셀시오르)과 김태영(전남)이 이끄는 포백수비라인이 사비올라를 밀착마크하면서 플레이메이커 아이마르의 공격루트를 저지하는게 승패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한국대표팀은 9일 오후 파주 NFC에서 회복훈련을 벌였고 아르헨티나대표팀도 이날 오후 입국, 그랜드힐튼호텔에 짐을 풀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