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4일 일본이 타국의 무력공격을 받았을 경우 자위대 대응방침 등을 규정한 유사법제 관련 3개 법안을 일본 국회가 이르면 6일 통과시킬 전망이라는 외신 보도와 관련, "좋지 않은 환경속에서 한일관계를 존중, 방일하려 했는데 제가 일 의회에서 연설하는 날 유사법제를 통과시킨다는 얘기가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주한 일본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아소 다로(痲生太郞) 일본 자민당 정조회장의 창씨개명 망언과 관련, "때때로 사리에 맞지 않는 발언이 국민 감정을 상하게 한다"면서 "그것은 그것대로 지적하되 그것 때문에 교류협력이 중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방일에 대해 "일정을 맞추다 보니 방일 날짜가 공교롭게도 현충일, 즉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애도하는 날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데 유사법제 통과 보도가 나와 한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번 방일 환경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면서 "따라서 제가 일본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데 많은 제약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중문화 개방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한국의 미풍양속에 크게 저촉되지 않는 한 개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내업계가 오랜 무역 역조로 상당히 어렵지만 개방하면 상당히 이익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이즈미 총리에 대해 노 대통령은 "뭔가 느낌이 비슷해 기분이 좋은 사람, 잘 되면 덕을 볼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서 "일본을 방문해서도 고이즈미 총리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끝으로 "이번 방일 결과가 좋고 한일 양국간 우호적 관계가 지속되면 적당한 시기에 아키히토(明仁) 천황을 초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