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일 미디어시장 제한조치를 완화키로 전격 결정해 위원장인 마이클 파월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파월 위원장은 미 외교 사령탑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외아들. 30년 가까이 유지돼 온 미디어 시장 제한을 풀어버림으로써 아버지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정권 시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 FCC 위원으로 임명됐던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권에서 위원장으로 임명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가 주도한 이번 미디어 시장 제한 완화는 인터넷 매체와 케이블 TV의 홍수라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기존 언론사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줌으로써 언론사의 인수 합병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FCC는 △한 미디어 기업이 TV전파로 도달할 수 있는 시청 가구수를 미국 전체 TV시청가구의 35%에서 45%로 높이고 △같은 도시에서 신문과 방송의 교차 소유금지를 철폐했다. 또 △한 기업이 두개 이상의 TV방송국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완화해 대부분의 시장에서 2개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5명의 위원 중 2명의 민주당 위원들은 이같은 규제완화가 언론의 독과점을 심화시켜 다양성을 말살시킬 것이라며 끝까지 반대했지만 파월 위원장을 포함한 3명의 공화당 위원들이 밀어붙여 결국 통과됐다. 일부 언론은 1년간의 논란 끝에 내려진 이번 결정을 '파월의 승리'라고 보도했다. 파월 위원장은 "인기없는 결정일 수 있지만 미디어 환경변화를 감안한 옳은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