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600]의 사외이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3일 SK㈜와 사외이사들에 따르면 SK글로벌[01740]에 대한 SK㈜의 출자전환 규모를 최종 승인해야 할 SK㈜의 사외이사들은 과도한 출자전환시 일부 시민단체와 주주,노동조합 등이 이사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SK㈜ 사외이사들은 지난달 28일 SK본사에서 열린 이사진 간담회에서 사내이사중 한 명인 유정준 최고재무책임자(CFO)로부터 현 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은뒤 관련 자료를 한묶음씩 받고 돌아갔다. 추후에 있을 출자전환 금액 승인시 참고가 될 만한 여러가지 현황 자료들로, 이중에는 SK글로벌 청산가치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출자전환 규모가 SK㈜와 SK㈜ 주주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지에 대한 분석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상 주식회사의 이사회에서 채택되는 모든 의결은 이사회가 별도로 결의요건을 강화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적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의 찬성에 의해 의결토록 돼있어 SK㈜로서는 사외이사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현재 SK㈜ 이사회는 최태원 회장, 손길승 회장, 김창근 사장, 황두열 부회장,유정준 전무 등 사내이사 5명과 박흥수 연세대교수, 김중환 외대교수, 하죽봉 변호사, 한영석 변호사, 박호서 감사 등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이 영어(囹圄)의 몸이기 때문에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손 회장 등 4명의 사내이사가 모두 찬성하더라도 최소 2명 이상의 사외이사가 동의해야 하는 셈이다. 유 전무의 설명을 듣고 돌아간 사외이사들은 SK와 채권단의 협상추이에 촉각을곤두세우면서 자신들의 결정이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큰 데 대한 중압감을감추지 못했다. 한 사외이사는 "입장이란 것이 상황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배임도 배임이지만 사회적 파장이 큰 문제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최선의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SK 관계자는 "채권단과 SK가 출자전환 규모에 합의를 보더라도 결국 SK㈜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사안인 만큼 이사들, 특히 사내이사에 비해 책임감이 덜한사외이사들의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