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15일 나라종금 로비의혹사건과 관련,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이 구속되고 김홍일(金弘一) 의원에대해서도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자 촉각을 세우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구주류는 동교동계 의원들이 잇따라 소환, 사법처리되자 `동교동계 죽이기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면서 신당 창당 문제를 둘러싼 신.구주류간 갈등과 연결시켜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권이 `전형적인 부패정권'임을 입증시켜준 것이라고비판하면서 여권이 이를 모면하기 위해 "개혁이란 가면을 쓰고 신당창당을 하고 있다"고 공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한광옥 최고위원이 구속된데 이어 김홍일 의원에 대한 검찰조사 방침이 알려지자 구주류는 검찰의 사정칼날이 어디까지 갈지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신당창당을 둘러싼 신구주류간 갈등이 첨예화되는 상황에서 동교동계 인사들에 대한 줄소환이 계속되는 점을 지적하며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홍일 의원측은 "지난 99년 정학모씨가 안상태 나라종금 사장을 김 의원에게 소개해 만났지만 `도움이 필요없다'며 안씨의 도움제의를 거절했다"면서 "다만 김 의원이 5.18 내란음모사건 보상금으로 만든 유영장학회에 안씨가 2천만원을출연하고, 두차례 후원금도 냈지만 영수증 처리를 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측은 또 "김 의원이 나라종금에 대해 얘기하거나, 누구에게 전화를 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준 일은 전혀 없다"고 부연했다. 동교동계의 한 의원은 "신.구주류간 싸움처럼 비쳐지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일련의 일들을 보면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의심을 안 가질 수 없고, 불쾌한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각종 정치공작,대북 뒷거래, 권력실세의 부정비리로 얼룩진 민주당 정권이 과오를 반성하기는 커녕개혁이란 가면을 쓰고 편향된 이념으로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임인배(林仁培) 수석부총무는 "민주당 대표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최고위원에 이어 김홍일 의원도 조만간 수사를 받을 것이라고 한다"면서 "이남기 전공정거래위원장과 이용근 금감위원장도 비리가 드러나는 등 김대중 정권하의 공직자중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고 꼬집은뒤 "이런민주당이 신당싸움만 하고 있으니 집권여당인지 묻고싶다"고 반문했다. 김문수(金文洙) 기조위원장은 "김대중 정권의 핵심부에 있던 비서실장과 현 대통령 최측근이 한 뿌리에서 나온 가지로 보인다"면서 "이는 개혁이란 독선하에 내가하는 것은 개혁이고, 남은 수구이자 개혁 발목잡기라는 이분법으로 언론과 국회의비판을 원천봉쇄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사출신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나라종금 수사가 서서히 몸통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장래찬 전 금감원 국장의 자살사건은 자살이 아니며, 검찰이 사체부검에 강력부 대신 특수부를 보내는 등 사건은폐에 앞장선 것으로 안다"며 재수사를촉구한뒤 "모 폭력조직 두목이 그 사건직후 도피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수백만불을 갖고 술집을 하며 밤의 황제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맹찬형 기자 ash@yna.co.kr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