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최대 경제파트너인 미국으로부터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이끌어내고 부시 대통령이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를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은 상당한 수확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미국측의 이러한 지지에는 지속적인 시장개방과 투명성 제고 등 구조개혁에 대한 주문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이날 공동성명과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표명한 한국경제의 활력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는 북한 핵문제 등 경제외적 변수로 인해 지속되는 한국의 대외신인도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는 출범이후 꾸준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경제 설명회'를 진행해왔는데 이날 정상회담 결과는 그 성과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나는 한국경제에 대해 자신감을 느끼고 있으며 한국이 경제의 견인차로 앞으로도 탄력있게 발전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혀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말끔히 털어내는 역할을 했다. 또 `글로벌 스탠더드'를 향한 노 대통령의 지속적인 구조개혁 의지와 함께 참여정부의 핵심과제인 `동북아경제중심' 구상에 대해 환영.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두 지도자는 무역개방, 투자, 투명성의 제고가 동북아 경제중심 개념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 요소임에 동의하고, 이러한 노력에서 민간부문 역할의 중요성을 인정했다"고 밝힘으로써 한국의 시장개방과 투명성 제고 과제도 적시했다. 양 정상이 범세계적 무역자유화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도하개발아젠다(DDA)의 성공적 타결을 위한 공동노력을 천명한 것 역시 한국 정부 스스로 시장개방의 대세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별개로 한국 정부가 이러한 노력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을 미국측이 주문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DDA 협상은 농산물시장 개방 문제로 인해 양국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양자간 각종 통상 현안에 대해 두 정상은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는 원론적 수준에서 넘어갔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