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지 않을 경우 4% 성장률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재는 13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침체로 투자.소비가 극도로 위축됐다며 정부가 경기부양을 하지 않을 경우 성장률은 3%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4%를 유지해야 연간 20만명의 경제활동인구 증가에 대비해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성장률이 1%포인트 내리면 1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따라서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지면 일자리가 크게 줄어 고용대란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따라서 만일 성장률이 3%대 밖에 되지 않아 고용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면 한은은 다른 부분의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고용을 유지하고 경제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추가 금리인하 여부와 관련 "성장률 4%가 안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써야겠지만 4% 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금리를 올리는 등 신축적인통화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사스의 경제적 영향을 조사한 결과 성장률을 0.3%포인트 잠식하고 수출을 14억달러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추계됐다며 이 때문에 한은이 지난달 수정 예측했던 4.1%의 성장률 달성은 경기부양 없이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리인하에 따른 부동산 투기 재연 가능성과 관련 "부동산투기는 특정 지역에서특정계층에 한해 일어나는 부분적 현상이므로 세제강화 등 행정적 조치로 1차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근본적으로는 보유과세를 강화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총재는 "침체된 경제를 이대로 두면 하반기 회복이 어렵겠지만 부양을 하면 회복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V자형의 회복은 바랄 수 없게 됐지만 침체가 당분간 지속된뒤 U자형 회복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