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을 지속하도록 촉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이 신문과 30분 간 가진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의 핵 위협이 제거될 때까지 비무장지대(DMZ) 바로 아래에 주둔한 미군병력을 철수시키지 말 것을 요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 해법과 관련, 아무리 느리고 어려운 과정이라도 대북 협상을 계속하도록 촉구하겠다고 강조한 뒤 "많은 사람들이 부시 대통령의 `평화적 해결' 원칙이 그렇지 않겠다는 그의 보증에도 불구하고 장차 변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부시 행정부 내에 대북 협상을 지속할지 아니면 체체 붕괴를 야기하기 위해 제재를 통해 위협을 가할 것인지 두 가지 전략을 놓고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고 "현 상황에서 가혹한 대북 경제제재를 고려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강자는 약자에 대해 다소 간의 유연성을 보여줄 수 있는 여유를 지닐 수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은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나는 북한을 그렇게 많이 신뢰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북한이 과거 합의를 저버린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순진하게 보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환기시킨뒤 "하지만 북한이 합의를 준수하도록 이끌어 낼 여러가지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관련, 자신은 오랫동안 주한미군이 안전하게 감축될 수 있기를 기대해 왔다면서 "내 희망은 북핵 문제로 인한 위협이 사라져 전세계 기업인과 우리 국민이 안보에 대해 더이상 불안을 느끼지 않을 때까지 이 계획은 재고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일부의 시위에도 불구하고 비무장지대를 따라 배치된 주한미군의 존재는 우리 국민에게 주는 심리적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