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부산지부가 끝내 총파업 강행을 결정해부산항의 기능이 곧 완전마비될 것으로 우려된다.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12일 오후 6시30분부터 부산대 학생회관에서 조합원 2천125명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유보 여부에 대한 투표를 벌인 결과 찬성 977명,반대 1천104명,무효 44명으로 파업강행쪽으로 결론이 났다.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이에따라 1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화물연대 지도부는 이날 오전 신선대부두 앞에서 집회를 열다가 노사정 합의안에 대한 설명과 투표를 위해 부산대로 자리를 옮긴 뒤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고려해 파업유보후 협상을 설득했으나 "합의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조합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해 결국 파업강행쪽으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총파업 결정을 내린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들은 부산대 학생회관에서 농성에들어갔다. 4일째 계속된 파업으로 화물반출입이 사실상 마비돼 수출물량의 절반가량이 선적되지 못했고 대부분의 부두 야적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해 13일에도 수입화물이 반출되지 못하고 쌓일 경우 하역작업이 불가능해져 항만기능이 완전마비될 형편이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부산항 주요 부두의 컨테이너 장치율을 보면 일반부두인 3부와 4부두는 158%와 101%에 달했다.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감만부두 대한통운 터미널과 감천항 한진부두도 103%와 100%로 더 이상 컨테이너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 부두안벽에까지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신선대부두와 자성대부두도 86.8%와 59.8%로 위험수위에 도달해 하루나 이틀내에 포화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부산항 각 부두에서는 하루 평균 1천여개의 수입 및 환적 컨테이너를 내리고 있지만 대부분이 반출되지 못하고 있고 수출화물은 반입이 안돼 300여개 정도만 선적하고 있어 매일 5천개 가량의 컨테이너가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빠르면 13일중에 상당수 부두가 선박이 접안하더라도 화물을 내리지 못하는 기능마비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비상대책에 따라 화물열차가 하루 200여편씩 증편운행되고군수송차량 및 자가용 화물차량 등이 투입돼 긴급한 화물을 실어나른다 하더라도 수출입 물동량 수송이 거의 마비돼 수출길이 막히고 원자재 조달이 안돼 기업체의 공장가동이 속촐하는 등 `국가위기'상황마저 우려된다. 이와함께 항만기능이 마비될 경우 선사들이 부산항 기항을 포기하고 중국 상하이나 일본 고베 등지로 옮겨가는 사태도 예상된다. 실제 계속된 파업으로 인해 하역작업이 늦어져 입항후 12시간내에 부두에 접안하지 못하고 외항에 대기하는 체선비율이 평소 1.2%에서 5.9%로 치솟아 있는 상태여서 조만간 외국선사 이탈 현상이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부산해양수산청과 부두운영사들은 우려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lyh9502@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