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주5일 근무(매주 토요 휴무제)에 들어가기로 결정함에 따라 각 계열사들은 구체적인 운영 프로그램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법정근로시간(주44시간)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매주 토요휴무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업종과 사업장 특성에 맞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일단 연월차 휴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매주 토요휴무제를 실시,임금부담을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국회에 계류중인 주5일근무제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에 맞춰 근무제도를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업종은 전면 도입 이미 은행권이 전면적인 주5일 근무제를 실시중인 만큼 생명 카드 캐피털 등 금융계열사의 경우 별다른 어려움 없이 내달부터 전면적인 주5일 근무를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물산도 주요 업무가 은행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해외법인과의 거래도 탄력적으로 조정,주5일 근무를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만간 노사협의회를 통해 주5일 근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조현장은 탄력운영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제조 계열사는 당장 생산직 사원에게까지 적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등 4조3교대로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는 사업장의 경우 현행 근로시스템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SDI 역시 브라운관 2차전지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등 주력제품의 생산여건이 24시간 완전 가동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생산직에까지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및 백색가전 사업장 등 조립라인의 경우 근무시간 탄력운영 등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24일 노사협의회를 열어 생산제품의 수요공급 상황과 적정재고 유지 등 의 상황을 감안,시행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2005년 상반기까지 조업물량이 꽉차 있는 상황이어서 납기준수를 위해 주5일 근무를 도입하기가 어렵다며 현재 시행중인 격주 토요 휴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5일 근무,대세론 확산 LG전자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사무직과 연구직은 주5일 근무,생산라인은 격주 토요휴무제를 실시중이다. SK도 관리직과 생산직 모두 격주 토요 휴무제를 실시중이고 삼천당제약 경농 등 일부 중견기업과 한국후지쯔 캐리어 등 외국계 기업과 IT기업들도 주5일 근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 협력업체 등으로의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국회 입법과는 무관하게 산업계 전반적으로 주5일 근무가 빠른 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임직원의 여가활용과 자기계발 프로그램 마련과 함께 각 기업별로 생산공정 및 인사관리 등 경영방식의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