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하이닉스에 대해 30% 안팎의 상계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반도체 현물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31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미국 상무부의 상계관세 부과가 아시아 반도체 현물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05930]는 지난 주말보다 2만3천원(7.49%) 내린 28만4천원으로 30만원선이 힘없이 무너졌고 대만의 난야 테크놀로지도 6.7% 하락한 19.4대만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파문의 진원지인 하이닉스는 21대 1로 감자를 실시한 뒤 지난 27일부터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타이베이 소재 위앤타 코어 퍼시픽증권의 조니 린 분석관은 "하이닉스는 미국과 유럽에 반도체 생산량의 40%를 수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히고 "유럽연합(EU)마저 이달 말께 미국과 같은 조치를 취하면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분이 아시아 현물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로 D램 기업 주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하이닉스에 대한 미 상무부의 상계관세 부과 조치가 반도체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이닉스는 물론 반도체 현물시장 의존도가 높은 대만의 파워칩 세미컨덕터에게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반도체 담당 분석가는 "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량은 세계 D램 공급량의 3%"라고 전제하고 "이같은 물량이 현물시장에 쏟아진다면 파급 효과가 대단히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기준 품목인 256메가 DDR-266 가격은 조만간 3달러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 현물시장에서는 반도체 공급이 달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 상무부의 상계관세 부과로 인한 하이닉스의 피해가 현재의 예상처럼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이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설비 업그레이드를 마친 오리건주 유진의 하이닉스 미국 현지 공장이 이번 관세 부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이와 관련, D램 익스체인지의 크리스털 리 전략 마케팅 책임자는 "하이닉스는 상계관세 부과 이전부터 미국 현지 공장을 통해 미국 D램 시장에 많은 양을 공급해왔다"고 상기시키고 "이것이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하이닉스산 반도체를 많이 보지못한 이유"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하이닉스 상계관세 부과 문제가 없드라도 D램시장은 어차피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이베이에 있는 HSBC증권의 워렌 라우 분석관은 하이닉스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지 향후 D램시장은 침체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가운데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