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지털 TV와 셋톱박스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영국의 소규모 업체인 프론티어 실리콘이 개발한 `로지(Logie)' 칩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 칩이 가장 간단한 셋톱 박스의 값을 100파운드에서 80파운드로 낮춤으로써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영국의 가전업체인 굿맨 앤드 부시가 올 여름 로지 칩을 내장한 디지털TV와 라디오 겸용 셋톱박스를 출시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칩을 개발한 프론티어 테크놀로지의 앤서니 세실 최고경영자(CEO)는 "샘플을납품했으며 결과는 매우 훙륭했다"고 말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앞으로 1년 간 50만-100만 개의 로지 칩을 생산할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세실 CEO는 칩이 생산되면 첫 1년 동안 300만대의 셋톱박스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지 칩은 하나의 칩으로 디지털 지상 TV와 디지털 라디오를 관리하고 비디오리코더와 DVD 플레이어를 지원하는 능력을 동시에 갖춘 첫번째 제품으로 디자인과제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제품은 셋톱박스 내에 통합 디지털 TV와 디지털 홈 시어터를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편 타임스는 디지털TV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망이 디지털TV와 셋톱박스의 비용을 크게 낮출 로지 칩의 개발로 한층 가열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특히 아날로그 TV 시대를 끝내고 라디오 전파를 다른 용도로 자유롭게 사용하기를 고대하고 있는 영국 정부로서는 이번 소식을 크게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2006-2010년 사이를 전파의 자율화 시기로 정하려고 했으나 사람들이 디지털TV를 유료 TV와 연관지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