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는 31일 이라크전이 답보 상태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보험주들의 주도로 급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95.20포인트(2.57%)하락한 3,613.30에 장을 마쳤고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는 114.54포인트(4.19%)나 내린 2,618.46에 끝났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30 지수 역시 지난 주말에 비해 96.97포인트(3.85 %)가 떨어진 2,423.87을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환율이 유로당 1.09달러까지 올라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지난 주말보다 1% 상승함에 따라 유럽 기업들의 대미(對美) 수출 전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우려했다. 노무라증권은 "이라크전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전비도 더 많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식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재의 부진한 유로권 경제 활동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성장률은 1%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전망했다. 독일의 은행주들은 코메르츠은행의 감원 계획 보도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약세를면치 못했다. 코메르츠은행의 주가는 6% 하락했으며 HVB와 도이체은행도 각각 7%와 4%가 내렸다. 알리안츠, 뮌헨리, 악사 등 유럽 주요 보험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리버티미디어에 의해 증권 관련 사기 혐의로 제소된 비벤디 유니버설의 주가는9.5%까지 빠졌다. 독일의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SAP는 고객사의 57%가 SAP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실적 개선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시장조사기관의 보고서가 공개된 후 주가가 6%나내렸다. 인피니온 테크놀로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ASML홀딩스 등 반도체 관련 주들도 지난 2월의 세계 반도체 매출이 1월보다 3.3%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ASML은 골드만삭스가 올해 주당 순이익과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각각 0.12유로에서 0.03유로와 9.5%에서 마이너스 3.5%로 낮춘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4개 합작사를 합병하고 중국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휴대전화를 생산할 방침이라고 밝힌 노키아도 5.5%나 밀렸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