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업계가 3년만에 처음으로 4월부터 시작되는 2003회계연도에 설비투자 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이 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5대 반도체업체의 2003회계연도 설비 투자 규모가 2002회계연도에 비해50% 이상 증가한 3천5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는 올해에도 설비 투자를 줄일 경우, 기술적 진보를 따라 잡지 못해 경쟁력 약화가 초래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작용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별로 도시바(東芝)는 2002회계연도의 660억엔보다 두 배에 육박하는 1천200억엔을 투자하고 오이타(大分)현에 있는 300mm 웨이퍼 시스템 반도체 공장 시설 확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새 회계연도 시작과 함께 출범하는 히타치(日立)와 미쓰비시(三菱)전기의 반도체 합작사 르네사스 테크놀로지도 두 모 회사의 2002회계연도 설비 투자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1천억엔을 300mm웨이퍼 공정 시설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2002회계연도에 670억엔을 투자한 NEC도 900억엔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후지쓰(富士通)는 2002회계연도와 비슷한 450억엔을 투자할 방침이다. 양사는 90나노미터 공정 시설과 초미세 공정 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밖에 엘피다 메모리는 히로시마(廣島)현 공장의 휴대폰용 반도체 등 생산 능력을 5배 이상 늘리기 위해 인텔을 비롯한 일부 기업에서 800억엔을 유치해 놓고 있다. 한편 일본 5대 반도체업체는 지난 2000회계연도에 거의 1조엔을 설비 확장에 투자했으나 이후 2년간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투자를 줄여 왔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