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위기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전쟁 준비에 착수함으로써 이라크를 둘러싼 수개월간의 불확실성이 제거돼 세계 각국의 주가와 미국 달러화는 17일 급등세를 나타낸 반면 유가와 금(金) 시세는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이날 미국, 영국, 스페인이 대(對)이라크 군사행동을 위한 유엔 결의안을 전격 철회한 후 그동안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힘찬 반등세를 보였다. 개장 때 하락세로 출발했던 미국 주가는 유엔 결의안 철회로 전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마감 때는 주요지수들이 모두 3.5% 이상 오르는 가파른 반등세를 나타냈다. 영국의 FTSE 100 지수도 전날보다 120.50포인트(3.35%)가 오른 3,722.30에 장을 마감했으며 파리의 CAC40지수는 91.72포인트(3.35%)가 상승한 2,831.73, 독일의 DAX지수는 83.93포인트(3.49%) 오른 2,487.12를 기록했다. 또 미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2개월만의 최고 시세로 상승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한때 지난 1월16일 이후 가장 높은 유로당 1.0591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결국 1.0638달러로 마감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전쟁이 빨리 끝나면 미국에 대한 투자 매력이 다시 생겨 달러화 수요가 늘 것이라는 분석이 달러화 상승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18.45엔으로 지난 주말 폐장가에 비해0.13엔이 오르며 지난 5일 동안 4일이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국제 유가는 이라크전이 조기 종료돼 걸프지역 원유 수송에 별다른 차질이빚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5주일만의 최저 시세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은 지난 주말에 비해 배럴당 45센트(1.3%)가 하락한 34.93달러에 마감돼 지난달 10일 이후 폐장가 기준으로 가장 낮은 시세를 기록했다. 유가는 그러나 유엔이 평화적인 무장 해제를 위한 마지막 시도로 무기사찰단을 이라크에 파견했던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37%나 상승한 상태다. 또 국제 금값은 장 초반 급등세를 보였으나 이라크전이 조기에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면서 전날보다 소폭 오르는 선에서 장을 마쳤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물은 장 초반에 온스당 8.70달러까지 폭등했으나 결국 60센트가 오른 337.20달러에 폐장됐다. (런던 AFP=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