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제 금융 및 원자재시장에서 단기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증시와 달러 가치는 지난 주말 3일 연속 오르고, 유가와 금값은 연이틀째 떨어졌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한국시간 17일 오전) 오후 대서양의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섬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호세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17일 저녁(한국시간 18일 오전) 백악관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 며칠간의 말미를 주는 최후 통첩을 발표하고 이어 전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CNN도 미 국방부가 이라크 주변에 집결해 있는 미군 병력에 곧 '일촉즉발(hair trigger) 경계령'을 내릴 태세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주는 작년 11월8일 유엔의 대이라크 1차 결의안이 채택된 후 전쟁 발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 주가 될 전망이다. ◆ 확산되는 단기전 기대감 =개전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단기전에 대한 기대성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탁월한 국제정세 파악능력 보유자로 정평난 '헤지펀드계의 제왕' 조지 소로스가 단기전을 장담한게 그 예다. 그는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의 말대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짧은 기간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시장에서도 단기전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시장에서도 지난 13일 CNN방송의 '이라크군 투항협상' 보도후 단기전 기대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CNN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일단의 이라크 장성들과 항복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전쟁발발과 함께 대규모 이라크병력이 투항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보도 후 국제 외환시장에서 단기전의 기대감이 촉발된 후 증시와 원자재시장으로 퍼져 나갔다. ◆ 금융.원자재시장 회복세 지속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 14일 다시 0.5% 상승, 3일 연속 오름세를 탔다. 유럽증시에서도 프랑스주가가 7.25%의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가치 약세기조도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달러는 지난 주말 유로화에 대해 한때 유로당 1.06달러까지 오른 뒤 1.07달러 안팎에서 강세기조를 유지했다. 단기전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역시 국제유가였다.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이날 한때 배럴당 33.85달러로 1.5달러 급락했으며, 주로 34달러선에서 움직였다. 지난 1주일간 약 4달러 떨어진 셈이다. 국제금값은 온스당 3백32달러로 한주일 사이에 15달러 하락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