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추락하자 증권사 객장엔 한숨만 나오고 있다. 객장을 찾은 투자자의 발길이 현저히 줄었을 뿐만아니라 이들을 맞는 증권사 직원들도 투자자 만큼이나 맥이 풀려있다. 또 증권가에는 북한관련 괴루머까지 나돌아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6일 낮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점 객장에는 10여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하락을 의미하는 푸른색으로 가득찬 대형 전광판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한 개인 투자자(78.경기도 일산)는 "이라크전이 증시를 계속 억누르고 있는데다새 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추락하고 있어 당혹스럽다"며 "계속된 손실로 투자금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얼마나 견뎌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전문가 등 누구의 말도 믿고 싶지 않아 스스로 판단해 거래하고 있다"며 "그동안 본 손실을 생각해 계속 나오긴 하는데 회복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대형 전광판 없이 컴퓨터를 통해 주가 추이를 파악하도록 하고 있는 서울증권본점 객장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더욱 뜸해 고객과 상담하는 증권사 직원들은 무척 한가한 표정이었다. 교보증권 본점 객장에도 대형 전광판 앞 고객석에는 20여명이 주가추이를 지켜보고 있었으나 거래를 위한 상담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교보증권 정의삼 대리는 "최근 주가가 계속 하락하며 객장을 찾는 투자자가 6개월 이전에 비해 30%가량 줄었다"며 "거래량 등으로 볼 때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를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이라크전 개전시점이나 전후 주가전망, 매매시점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중소 증권사 한 관계자는 "객장을 찾는 고객들이 줄어 한산할 뿐만아니라예탁금을 찾아가는 고객들도 있다"며 "고객들이 시장에 떠도는 루머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불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증권가에는 '괌 주둔 미군 B-52 스텔스 폭격기 2개 편대가 정찰중인 U-2기 보호 비행중 북한 미그기로 추정되는 전투기 2대와 경계 사격하다가 한대가 격추됐다'는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