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문제 최대 현안중 하나인 조흥은행 매각에 대해 30일 열린 인수위원회 1차 전체회의때부터 입장을 밝힘에 따라 새 정부 출범전 조흥은행 매각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노 당선자는 각 부문별로 가장 시급한 현안에 대해 태스크포스를 꾸려 해당 사안들에 대해 오는 1월15일까지 당선자의 입장을 마련토록 지시하면서 경제현안에서는 ▲조흥은행 매각 ▲선물시장 이관문제 등 두 가지를 포함시켰다.

노 당선자는 인수위 1차 전체회의에서 조흥은행 매각에 대해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통해 국제신인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고 대화와 설득으로 갈등을 극복하고 합의해 국제적 신뢰도를 얻는 것도 필요하다"고 인수위원들에게 밝혔다.

노 당선자의 이같은 언급은 표면적으로 "현 시점에서 매각중단은 국제신인도와 국가신용과 직결된 문제"라는 정부측 주장과 "경영권 매각은 약속과 다른 속도위반"이라는 노조측 주장 어느 한 쪽도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정간에 충돌하지 않으면서 가장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 방안이 없는지 당과 인수위의 해당부서가 비공식대화와 공식토론을 가져달라"고 부탁한 점을 볼 때 내달 중순까지 마련하겠다는 당선자측의 입장은 "매각을 추진하되 갈등은 최소화하기위한 방안을 마련한다"는 쪽으로 정리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수위 관계자의 "인수위가 정부에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으며 노정간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겠다"는 언급도 일방적 매각절차 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게 하는 근거다.

매각을 추진하는 정부도 매각소위를 통해 우선협상자 추천을 마치기는 했지만 정식결의를 할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후임위원장 호선과 후임위원 위촉절차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당선자 진영이 최종입장과 해결방안을 마련할 내달 15일까지 이같은 '준비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여 매각작업은 보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편, 조흥은행 매각과 함께 긴급현안 해결과제로 선정된 주가지수선물의 선물거래소 이관문제는 노 당선자가 "조사해 보고해 달라"는 입장만 밝힌 만큼, 방향을 가늠하기는 아직 어렵다.

이 문제는 현안과제로 꼽히기는 했지만 이관시한이 2004년 초인데다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닌 지역간 대결양상을 띠고 있어 다양한 관점에서 인수위 활동이 끝난 뒤에도 좀 더 면밀한 검토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