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한국과 미국은반세기에 걸친 군사ㆍ경제 동맹의 역사상 가장 차이가 큰 외교적 행로에 들어서게 됐다고 뉴욕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타임스 인터넷판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3개월간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에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수출 포기를 위해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해왔지만 노 후보는 분명하게 대북 포용정책 지속을 공약하고 북한에 대한 시한 설정이나경제제재를 완강히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노 후보의 신념은 너무나 분명해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의 막판 지지 철회 선언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타임스는 "한국 정치는 오랜 배신과 술수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정 대표의 지지 철회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시 현대에 대한 복수를 우려했을 것이라는설에서 미국이 이 후보를 배후에서 강력히 밀었을 것이라는 설에 이르기까지 갖가지추측이 나돌았다"고 전했다. 성균관대 임영순 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정 대표의 이탈은 노 후보의 지지표를 결집했고 북한의 핵 위협도 이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종래의 관념과는 달리 휴전선 인근 주민들은 더 평화적인 접근법을 택하는노 후보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타임스는 노 후보가 최근 한국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반미 감정의 혜택을 많아봤다고 지적하고 "이제 그가 직면한 과제는 대미 관계의 자주성 강화와 북한과의 긴장 완화라는 젊은 세대의 이중적 요구를 어떻게 조화하느냐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 소사이어티 한국주재 대표는 "노 후보의 과제는 대중의열망에 부합하면서 동시에 부시 행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라면서 "새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 재정립, 대북 관계 관리, 지역감정 대책 등 세가지 분야에서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