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 김 행(金 杏) 대변인이 9일 주요 당직자 회의가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말 실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김 대변인이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그간 양당 공조협력을 강조하며 마치 통합21이 외치(外治)를 맡을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다가 오늘 '대통령 외치, 총리 내치'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돼 양당 정책위의장이 만나 이를 조율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비롯됐다. 김 대변인은 "노 후보는 그동안 유세를 통해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국제적으로인맥이 많고 외교에 상당한 식견이 있다는 뜻을 강조해왔으나, 오늘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한 원론적 얘기를 해 이에 대해 조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은 `앞으로 공동정부를 구성하면서 구체적인 자리분배 논의가 오고갔느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통합21측이 그동안 민주당과의 정책조율에서 "`자리 나눠먹기'는 없을 것"이라고 누차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홍윤오(洪潤五) 대변인이 "사실이 잘못 전달됐다"고진화에 나섰고, 급기야는 정광철(鄭光哲) 대표 공보특보와 오철호(吳哲鎬) 선거특보까지 나서 "브리핑 전달과정에서 와전됐다"며 사태 무마에 나섰다. 그러나 기자들이 김 대변인의 진의 파악에 대한 취재에 들어가는 등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통합21측은 이례적으로 브리핑 내용을 보도자료 형식으로 만들어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운지(崔雲芝) 공동선대위원장이 "조간신문을 보니 노 후보가 책임총리제를 도입할 경우 `내치는 국무총리, 외치는 대통령'이라는 식의 권력분산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말했고 이에대해 참석자들이 그런 기사를 보지 못했으며,기획기사라는 반응을 보여 더 이상의 논의가 없었다는 것. 김 대변인은 파문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브리핑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고 사과와 함께 몇번씩이나 정정을 요청, 파문은 해프닝으로 돌아갔다. 통합21의 한 관계자는 "대변인이 정치를 하던 분이 아니라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면서 "민감한 시기에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