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2주일여 앞두고 정치권 질서 재편이 일단 마무리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중심으로 세력이 양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3일 자민련에 입당한데 이어 곧 총재권한대행을 맡아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함께 한나라당과의 정책연합 등을 통해 이 후보 지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맞서 민주당 노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계기로 당내 결속을 다진데 이어 곧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측과 정책조율이 매듭되는 대로 `50대 연대'를 통해 공동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이같은 기류는 그동안 대선을 앞두고 간헐적으로 계속돼온 정치권 이합집산의 일단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념과 성향, 연령과 계층별로 확연한 대립구도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31년만에 이뤄지는 양강(兩强) 대결속에서 정치권의 양극화현상을 반영해주고 있어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이인제 의원이 자민련 입당을 계기로 김종필 총재와 함께 이 후보를 지지할 경우 충청권 표심을 견인해 `이회창 대세론'을 확산시키는데 결정적 도움이될 것으로 보고 자민련측과의 공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 그동안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복당에 이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박태준(朴泰俊) 전총리, 김윤환(金潤煥) 민국당 대표 등의 이 후보 지지선언 등으로 이어진 반노연대 구축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맞서 민주당은 후보단일화를 계기로 노 후보의 지지도가 급등하고 있는 분위기를 지속시키기 위해 통합21 정몽준 대표와의 선거공조를 조속히 성사시켜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특히 현재 양당간에 진행중인 정책조율이 매듭되는대로 노.정 회동이 이뤄지고 정 대표가 공동유세에 나서면 선거전 막판에 `낡은 정치 청산'을 위한 바람몰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민주당을 탈당한 이인제 의원은 안동선(安東善) 의원과 함께 자민련에 입당, "자민련의 전통과 노선, 가치를 바탕으로 국민을 선도하는 정당이 되도록 헌신하겠다"며 "역사적 선거에서 자민련이 후회없는 위대한, 창조적 선택을 하도록 당원으로서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의 자민련 입당으로 국회 의석분포는 한나라당 150석, 민주당 102석, 자민련 12석, 통합21 및 하나로 국민연합 각 1석, 민국당 1석, 무소속 4석 등으로 각각 바뀌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