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과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소속의 민주당 탈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제3의 교섭단체가 빠르면 11일 사실상 출범할 전망이다. 이 경우 그동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장악해온 국회도 `3정파 운영체제'로 바뀌게 된다. 자민련의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11일 "의원총회에서 후단협과 함께 원내교섭단체 참여쪽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후단협은 이미 자민련과 함께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어 자민련이 참여결정을 할 경우 정치적으론 이날 오후 새로운 교섭단체가 출범하게 된다. 다만 이 교섭단체는 자민련과 후단협 소속 의원들이 개별 자격으로 참여할 예정이어서 별도의 교섭단체명과 원내총무를 누구로 할 것인지 등을 논의해 12일중 국회에 등록절차를 완료한다는 게 양쪽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새 교섭단체의 앞날엔 교섭단체의 향후 진로, 내부 리더십 구축 문제 등 넘어야할 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진로문제와 관련, 자민련과 후단협의 상당수 의원들은 독자적인 신당을 추진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으나 일부는 후보단일화 협상 등을 지켜보며 대선일까지는관망하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후단협의 대부분은 후보단일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민주당의 호남 출신 중진 의원들을 포함해 상당수가 교섭단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후단협의 한 의원은 "후보단일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빠르면 금주중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합류하지 않겠느냐"며 "정균환(鄭均桓) 박상천(朴相千) 이 협(李協)최고위원의 합류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교섭단체 구성 의원들이 통일된 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자민련의 지역구 의원들은 대부분 한나라당행을 선호하고 있는데다 후단협 소속의원들중 일부도 한나라당행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최근 탈당한 이근진 김윤식 의원이 이날 한나라당에 입당함에 따라 후단협의원들의 동요 조짐도 엿보이고 있다. 경기 출신의 후단협 소속 한 의원은 "이근진 김윤식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심리적 부담감이 줄어들게 됐다"며 동료 탈당 의원들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뒤 "일단 제3의 교섭단체에 가담, 활동할 생각이나 이 교섭단체가 차후 최소한 원내 제2당의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엔 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탈당 의원들중 원유철 강성구 의원이 조만간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지고 김명섭 유용태 의원 등 신한국당 출신 의원들의 복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점도 새 교섭단체의 행보에는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의 후보단일화협상이 타결되고 만일 노 후보가 단일후보로 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노 후보쪽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내부에서 `후보단일화를 위해 탈당한 만큼노 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것이지만 상당수는 `반 이회창, 비 노무현'성향을 띠고 있어 내부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노 후보와의 사이에서 일정 기간 캐스팅 보트 역할을 모색하다 대선직전에 한 후보를 밀어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원내교섭단체 대표 의원인 원내총무를 누구로 할지도 사소한 문제이지만자민련과 후단협측의 내부 불협화음을 노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의 처리도주목된다. minchol@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