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위스키가 처음 들어온 것은 언제일까. 디아지오코리아의 이종기 상무가 쓴 "술을 알면 세상이 즐겁다"라는 책에 따르면 서구 열강의 문호개방 요구가 거셌던 대한제국 말기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해방과 전쟁이 이어지고 미군이 주둔하면서 군 매점을 통해 위스키가 시중으로 유출되기 시작했다. 이 맛에 매료된 애주가들이 늘어나자 소주에 색소를 넣은 가짜 위스키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 때가 1950~60년대다. 70년대 들어 경제가 도약하자 접대용으로 국산 위스키가 판매됐다. 1976년 백화양조에서 만든 "조지 드레이크"가 효시다. 그 뒤를 이어 1978년 베리나인이 개발돼 1984년까지 위스키 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준에 맞는 원액 함량 1백%의 위스키는 1984년에 처음 개발됐다. 88올림픽을 앞두고 위스키의 질을 향상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낀 정부가 1백% 위스키 개발을 승인했다. 이때부터 베리나인,진로위스키,오비씨그램 등 3개 회사가 스코틀랜드의 스카치위스키 메이커들과 제휴하기 시작했다. 당시 나온 위스키가 바로 패스포트,브아피(VIP),썸싱스페셜. 이중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제품이 패스포트다. 위스키 3사는 1980년대 초반 위스키 원액을 국산화하기 위해 원액제조설비를 갖추고 생산을 개시했으나 국산 원액은 가격경쟁력에서 뒤져 5~6년후 생산중단됐다. 위스키가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91년 주류수입이 개방된 이후부터다. 이때부터 고급 위스키들이 수입되거나 국내에서 병입되는 등 본격적인 위스키 소비시대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