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올해 연말과 내년초 임원 인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올릴 전망이어서 이에 따른승진인사가 불가피한데다 일부기업의 인수합병, 후계계도 등이 임원인사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각 그룹은 이미 계열사마다 올해 목표치 대비 사업부별 실적을 점검하는 등 인사평가 작업에 들어갔으며 이와는 별도로 비위 인사를 솎아내기위한 감사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각 그룹은 계열사 인사평가가 끝나면 이를 취합, 총괄적인 고과평가 작업을 한뒤 늦어도 12월말까지는 임원인사를 단행하거나 승진 및 전보대상 임원을 확정할 예정이다. 실적결산이 끝나는 내년초 인사를 준비중인 삼성의 경우 사상최대의 실적을 반영한 승진인사와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상무보의 거취가 이번 인사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기마다 조(兆)단위 이익시대를 구가중인 삼성전자는 해당 사업부 임원들의 승진인사가 불가피, 연쇄인사가 이어질 전망이며 이 상무보 역시 연말로 상무보를 단 지 거의 2년이 되기 때문에 승진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그룹 일각에서는 이 상무보가 두단계까지 뛰어올라 부사장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삼성측은 부인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2월쯤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사상 최대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내년초 인사에서 올해와 비슷한규모로 큰 폭의 승진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잡히지않은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도 올해초 인사에서 승진한 정몽구회장의 아들 정의선 전무가 내년 인사에서도 승진할 것인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내년 1월 정기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효성은 전략본부내 전무, 상무, 이사로 각각 근무하는 조 회장의 세 아들의 인사가 지난해 없었기 대문에 이번 인사 때 후계구도와 관련,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와 동부는 각각 대한생명과 아남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인수기업에 내보낼 사람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나 안팎에서는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12월 중순께 60-70명 수준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며 동부는내달 15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아남반도체 경영진을 확정하고 내년초 그룹 인사를 단행한다. 반면 LG는 내달중 `1등 LG' 달성을 위한 성과주의 원칙, 미래의 조직에 부합하는 창의력과 유연성을 갖춘 리더십 보유 등을 기준으로 임원승진 대상자를 평가할계획이나 내년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인사폭은 늘리지 않을 전망이다. SK도 작년말에 CEO를 대거 교체한데다 수시로 구조조정을 해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임원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홍보실 이노종 전무는 "SK가 추구하는 인사는 `신구의 조화'로 작년말인사에서 CEO급은 50대로 , 그 위의 부회장급은 60대에 맞춰 이뤄졌기 때문에 내년에 임명될 신규 임원의 연령은 지금보다도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진과 금호그룹은 지난해 9.11테러 이후 큰 폭의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큰 변수없이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재계의 한 인사 담당자는 "내년 임원인사는 대통령 선거와 사상 최대의 실적 달성, 내년 경기의 불확실성, 후계 구도 등 복잡한 외부변수가 너무 많아 인사의 폭을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