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와 `국민통합 21'의 정몽준(鄭夢準), 무소속 이한동(李漢東) 의원이 20일 한국청년회의소(JC) 전국 회원대회에 나란히 참석,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첫번째 인사말을 한 이 후보가 "여기 와 보니 골치아픈 대통령 후보보다는 JC회장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데 대해 세번째 연사인 정 의원은 "이후보가 JC회장을 하겠다고 하니 박대삼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될 것 같다"고 받았다. 노 후보는 "우리나라 정치는 원칙과 소신이 아니라 이익에 따라 이당저당 떠돌아다니는 기회주의 정치가 횡행하고 변질과 야합의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최근의 한나라당과 국민통합21측의 세 경쟁을 동시 겨냥했다. 또 이 후보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을 인용, "청년이 살아 있으면 그 나라가 잘 산다"고, 노 후보는 "정치개혁은 청년의 힘에 달려있다"고, 정 의원은 "저는 JC회원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믿는다"고 각각 JC의 표심에 호소했다. 이들은 행사전 귀빈실에서도 '나이'를 놓고 뼈있는 말들을 주고 받았다. 이 후보의 도착 직전 노 후보가 정 의원을 향해 "해보니까 어떠시냐"고 묻자 정의원은 "역시 젊을 때 하니까 좋다"면서 "이회창 후보가 너무 고령이라 걱정이 많다"고 이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이에 대해 이한동 의원은 "젊다는 것의 기준이 나이만은 아니다"면서 "몸과 마음이 젊어야 젊은 것"이라고 반박했으나 정 의원은 "(그것은) 공자님 말씀이죠"라고 재반박했다. 노 후보를 수행한 민주당 김희선(金希宣) 의원이 "사상과 실천이 젊어야 젊은것"이라고 응수하자 이 후보측의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의원은 "젊다는 것은 철없는 짓을 계속 하는 것"이라고 말해 대리전을 치르기도 했다. 이같은 논전에 노 후보는 "앞으로 고령사회가 되면 50대도 청년에 넣어야 할 것이다. 농촌에 가면 60대도 청년에 들어간다"고 촌평했으나 이 후보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