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는 18일 북한이핵무기 개발계획을 시인한 것과 관련해 핵무기 개발계획을 시인한 것 자체가 사실인지, 왜 이 시점에서 시인한 것인지, 무엇을 얻기 위한 행동이었는지 등 3가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시인을 이끌어낸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보고에따르면 당시 회담은 설전이 오가고 불만에 가득찬 분위기였으며 북한 대표단은 핵전문가들도 아니고 영어를 잘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시인 자체의 신뢰도와 그것이 의도적인 것이었는지에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북한의 지난 8년간 행적을 보면 이 시인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할만 하다면서 94년 북한은 플루토늄 생산 중단에 동의했으나 98년 미국은 북한이 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가 지하핵시설 사찰로 만족했다고 밝혔다. 이번의 새로운 핵무기 개발계획은 북한측 시인에 따르면 가스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우라늄을 농축시키는 다른 방법에 의한 것이었다고 신문은 말하고 빌 클린턴전 미 대통령의 핵확산금지분야 자문관으로 북한과 3년간 협상했던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개리 새모어에 따르면 이는 북한이 자연스럽게 추구할 수밖에 없는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새모어 연구원은 농축 우라늄을 이용하는 방식이 기술적으로는 더 어렵지만 숨기기는 더 쉽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이제 "심각한 우려를 할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서야 시인한 이유는 무엇일까. 더 타임스는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이번 시인이 미국의 이라크에 가하고 있는 압력의 결과라는 설명이다.이라크와 함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으로부터 "악의 축"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북한은 이라크와 같은 표적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 또 가장 가능성이 낮은 설명이기는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즉각적이고 불편한 주목을 끌었으며 또 앞으로 더 큰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점. 둘째는 이번 시인이 북한 자체의 변화로부터 초래된 것으로 외부세계에 대한 북한 정권이 입장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설명. 일본에 20년전 일본인 납치를 시인한데 이은 이번 움직임은 외부세계와의 대화를 위한 선의로 비롯됐다는 것. 그러나 이 2가지 이유는 현재 부시행정부가 가지고 있는 생각인 듯한 세번째 이유에 압도당하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새모어의 견해로는 "북한이 전술적 이유에서 미국과의 위기를 확대하기에 최적의 시점이라고 결정했다"는 것. 신문은 미국이 약한 입장에 있다는 계산은 분명히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對)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한 유엔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에서 기반을 상실하고 있으며 엔도네시아로부터 쿠웨이트와 예멘에 이르기까지 새로운테러가 발생하고 있어 우선순위를 결정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을 붙잡아놓고 있는 전쟁도 왠지 끝나지 않고 있고 오사마빈 라덴 추격작전도 현지인들의 저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견해가 맞는다면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 개발계획 시인으로 걱정거리가 늘어나도록 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이며 그 대상은 돈, 식량, 중유 등으로 북한은 이 모든 것이 극도로 부족한 상태라고 신문은 말했다. 미국의 조심스러운 반응으로 보아 미국은 이라크 문제보다 운신의 폭이 훨씬 더작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와 달리 북한은 핵무기를 포함해 상당한 군비를 갖추고 있고 이라크와 달리 주변국인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군사적 대안에 극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강경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오히려 그와는 거리가 먼 반응이지만 이를 고무적인 조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