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의회인 입법회가 오는 25일 특별회의를 열고 양빈(楊斌) 북한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이 대주주인 어우야(歐亞)농업의 회계조작과 불법 경영 등에 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홍콩 입법회 재경사무위원회는 지난 11일 회의를 열고 어우야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회의를 오는 25일께 개최키로 결정하고 홍콩 증권감독위원회와 증권거래소에 대해 입법회에 출두해 지금까지의 조사내용을 보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홍콩 증권거래소는 지금까지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특정 상장기업에 관한 조사 내용을 공개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면서 그러나 어우야 사건에 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조사 진행과정을 입법회에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어우야농업이 지난해 7월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1998년부터 4년간 1억위앤(元)에 불과했던 수입을 21억위앤으로 21배나 부풀리는 등 회계 조작을 한 혐의가 짙다고 홍콩 증권당국에 통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콩 증권거래소는 성명을 통해 "지난 7월12일부터 어우야농업의 주가 급등락과 양빈 주석의 범죄혐의 조사 및 연금설 등에 관해 공시를 요구했었다"면서 "어우야농업의 규정 위반이 드러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소는 또 어우야농업 상장 주간사인 공상동아(工商東亞)에 대해 지난 10일 어우야농업의 상장 절차 등을 보고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어우야농업도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거래재개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어우야농업의 회계감사를 미국 엔론사(社) 스캔들로 유죄 판결을 받은 아서 앤더슨 홍콩 사무소가 맡은 것으로 확인되자 홍콩회계사공회도 "증권 당국의 요청만 있으면 회계업계의 자존심을 걸고 회계조작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입법회를 비롯해 증권 당국과 홍콩회계사공회 등이 어우야농업 스캔들에 관한 조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지난달 22일 어우야농업 사장으로 취임한 리강(李剛) 사장과 류궤이펀(劉桂芬) 부사장이 또 다시 사표를 제출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