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세계 경제가 올들어 50%나 상승한 유가 등에타격받아 올해 1.7%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9일 내다봤다. 유엔 경제사회국은 내년 성장도 2.9%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은 지난 4월 세계 경제가 올해 1.8% 성장하고 내년에는 그 폭이 3.2%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미국은 올해 2.3% 성장한 후 내년에는 그 폭이3.2%로 확대될 것이나 "주도력이 전만 못할 것"이라고 유엔은 내다봤다. 유럽연합(EU)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1.1%와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일본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0.9% 위축된 후 내년에야 0.9% 성장으로 반전될 것으로 유엔은 추산했다. 가장 타격이 큰 중남미와 카리브 해역은 올해 0.9% 위축된 후 내년에는 0.3%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사회국이 이달중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소집되는 비정부기구 국제 리서치 프로젝트인 LINK 회동에 제출하기 위해 정리한 조사 내용은 내년 1월 유엔이 발간할 `세계경제상황과 2003년 전망' 보고서에 포함된다. LINK는 78개국 모델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경제사회국 보고서는 "상충되는 요소들이 세계경제 회복세를 둔화시켰다"면서 "최근의 고유가와 기업 및 소비자 신뢰하락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앞서 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기업 신뢰도가 상승한 것은 통화.재정 자극책과 개인소비 지속 및 기업재고 재축적과 함께 세계 경제가 9.11 테러의 후유증을극복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기업투자 저조, 국제 정보통신 기술통합 지연 및 주가하락이 성장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지난 6개월 사이 이라크 전쟁 불안이 고조되고 미국에서 기업 스캔들이 꼬리를 문 것과 중남미의 재정 위기가 이어진 것도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가뭄 피해가 컸던 점도 상기시켰다. 보고서는 "이런 제반 어려움들이 가뜩이나 둔화된 세계경제 회복세를 더 주저앉게 만든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교역 전망도 밝지 않다"면서 올해 세계 수출이 지난 4월 예상했던 2.2%에 못미치는 1.6%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수입 수요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내년에는 당초 예상치인 5.7% 성장이 달성될 것으로 낙관했다. 부문 별로는 대부분의 서비스 교역이 9.11 테러 후유증에서 상당 부분 벗어난데반해 관광.여행 쪽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유엔본부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