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이 증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증시의 불안에다 국내 경기의 둔화가능성마저 점쳐지며 주가가 급락하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배당유망주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12월말 결산법인의 결산시점이 다가오면서 고배당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우선 3개월이 채 안되는 단기간에 은행금리보다 높은 5~10%의 수익이 기대된다. 또 대세하락기에도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오히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투자자들이 몰리는 속성이 있어 약간의 시세차익도 노릴 만하다. 배당이란=기업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배당은 크게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으로 나뉜다. 통상 배당투자라 하면 현금배당을 많이 하는 회사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배당의 경우 주당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배당락이 있어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배당투자 지표=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가 배당도 많이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총 배당금이 많다고 해서 주당 배당금이 많은 것은 아니다. 주식수가 많은 경우 한 주당 돌아오는 배당금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배당투자때는 주당배당금이 얼마인가가 중요하다. 배당성향 등은 부차적인 지표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당배당금과 더불어 투자자들이 꼭 챙겨봐야 하는 게 주가수준이다. 주당배당금이 아무리 많아도 주가가 높다면 적절한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SK텔레콤이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결산후 주당 6백90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SK텔레콤 주가는 지난해 20만~30만원을 형성,배당투자 메리트가 크지 않았다. 주당배당금을 주가수준과 비교한 것이 배당수익률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0.23~0.34%에 불과하다. 배당수익률은 통상 은행 정기예금금리보다 높아야 메리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1년만기 은행 정기예금금리가 5%수준이므로 예상 배당수익률이 이보다 높은 기업이 배당투자 유망종목이라 할 수 있다. 배당투자 유망 상장기업=대우증권은 담배인삼공사 SK가스 등 20개 종목을 배당투자 유망종목으로 선정했다. 배당수익률이 은행금리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동시에 올해 실적이 호전되는 기업들이다. SK가스의 경우 지난해 주당배당금이 1천2백50원이었다. 지난2일 현재 이 회사의 종가는 1만7천원으로 올해 배당금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라고 가정했을때 배당수익률은 7.35%다. 하지만 이 회사는 올해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상반기 순이익이 1백99억원으로 지난해 순이익 2백26억원의 88%를 이미 달성했다. 대우증권은 이 회사의 올해 순이익을 4백16억원 수준으로 추정,주당배당금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우증권 선정종목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스공사도 배당유망주다. 가스공사는 주당 1천5백원 이상의 배당을 이미 약속했다. 2일 종가가 2만6백원으로 배당수익률이 7.28%에 이른다. 위험요소는=배당투자가 반드시 이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고배당 기대주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당배당금 이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그렇다. 또 주당배당금이 기대보다 적을 경우 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따라서 배당투자자라 하더라도 전체적인 시장상황과 기업별 영업상황을 잘 체크해야 한다. 기업에 따라서는 고배당 정책을 지속하다가 배당재원이 부족해 배당을 줄이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채원 동원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같은 가치투자자들이 배당투자를 할때 기업별 펀더멘털 조사를 반드시 병행하는 것이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