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나스닥으로 불려온 독일 노이어마켓이 문을 닫는다. 독일 증권거래소는 26일 정보통신 등 기술주가 주로 거래되는 노이어마켓과 중소기업 전문 증권거래소인 SMAX를 내년 초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이 휴지조각이 돼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게 재편할 필요가 생겼다는 게 독일 증권거래소의 설명이다. 노이어마켓의 몰락은 기술주 거품붕괴에 따른 세계 기술주시장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이어마켓은 지난해 나스닥에 합병된 벨기에 이스닥과 지난달 폐쇄가 결정된 일본 나스닥재팬에 이어 문을 닫는 세번째 '기술주 시장'이다. 지난 97년3월 출범한 노이어마켓은 보수적 독일인들의 투자성향까지 바꿔가며 주가지수를 출범 3년만인 2000년 초 9,665.8까지 끌어올렸다. 출범 초에 비해 2천% 이상 폭등한 수치다. 하지만 첨단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등으로 기술주 거품이 붕괴되면서 지금은 360선으로 주저 앉았다. 신생기업들의 잇단 부정회계 스캔들도 노이어마켓의 존립 기반을 흔들었다. 주가조작과 허위 매출계상이 드러나 증시에서 퇴출된 교통정보시스템 업체 콘로드가 대표적 사례다. 부정스캔들이 늘면서 노이어마켓에 상장되는 자체가 기업의 명성에 흠집을 내는 상황에 이르렀다. 때문에 2000년 1백35건에 달한 기업공개(IPO)가 작년 11건에 이어 올해는 1건에 그치는 등 급감하고 있다. 노이어마켓의 첫 상장기업인 통신업체 모빌콤은 최근 합작관계를 맺고 있던 프랑스텔레콤의 지분 매각 및 투자 중단 방침에 따라 도산위기에 빠진 상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