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끝, 행복 시작' 월드컵 4강 신화에 남몰래 눈물을 삼켰던 김도훈(전북)과 고종수(수원)가 약속이라도 한듯 정규리그의 반환점에서 힘찬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들 `돌아온 탕아'의 부활 속에 전북과 수원도 꺼진 듯 했던 한가닥 불씨를 되살리며 정상을 향해 반등하고 있다. 지난 2월 우루과이전을 끝으로 히딩크호에서 밀려났던 `폭격기' 김도훈은 지난15일 대전과의 원정경기에서 3경기만에 또다시 2골을 넣으며 완전한 부활을 선언했다. 8골로 득점 선두 우성용(10골.부산)과는 2골차. 1라운드 1골이 고작이었던 김도훈이 눈 깜짝할 사이에 득점 레이스에 가세한 것은 화려한 과거를 잊고 마음을 비운 것이 그 출발점이다. 월드컵 대표팀 탈락 이후 하향세를 걷던 김도훈은 정규리그 들어 골을 넣지 못하다 지난 7월18일 자의반, 타의반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이는 국내최고란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그에게 커다란 자극이 됐다. 2군에서 돌아온 김도훈은 딴 사람이 됐다. 성남과의 복귀전에서 첫 골을 터뜨렸고 2라운드 들어서는 경기당 평균 1골씩을작렬하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2년만의 득점왕 탈환을 가시권에 넣었다. 선배 김도훈과 월드컵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앙팡테리블' 고종수도 요즘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치명적인 무릎부상과 음주파동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던 그는 최근 부쩍 90분 풀타임 출전을 늘리면서 천재성을 다시 발휘하고 있다. 지난 4일 전북전에서 국내프로축구 최장거리인 57m짜리 골을 성공시키더니 14일 전남전에서는 결승골을 넣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부상 후유증 때문에 과거의 몸놀림은 아니지만, 상대 허를 찌른 패스와 감각적인 슈팅은 여전해 팀이 어려운 시기에 제몫을 한다는 평가. 김두현과 조병국, 조성환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된 수원으로서는 부활한 고종수가`천군만마'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히딩크가 고종수를 버리게 한 수비가담 및 정신력 부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고종수 자신은 "월드컵을 계기로 사회를 많이 배웠고 달라졌다"며 자신감을나타냈다. 각각 `공갈포'와 `게으른 천재'의 꼬리표를 떼려는 김도훈과 고종수의 몸짓이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이들의 부활이 팀의 상승세로 연결돼 성남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