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0일 김석수(金碩洙)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새 총리로 지명함에 따라 두차례나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국회 인준과정을 무난히 통과할지 주목된다. 청와대측은 신임 김 총리서리에 대해 "63년 판사로 임용된 이후 40년을 법조인의 길을 걸어온 분으로, 91년 국회의 대법관 임명동의에서 역대 최고의 지지를 얻은청렴한 법조인"이라면서 조심스럽지만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장 상(張 裳), 장대환(張大煥) 두 전 총리 지명자가 도덕성 시비로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지 못한 점을 감안해 `검증된 인물'을 택해 `철저한 검증'을 했기 때문에이번에는 별 무리 없이 통과되지 않겠느냐는게 청와대의 시각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김 지명자가 대체로 무난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앞서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검증을 거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정수행능력과 자질, 중립성,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결격사유가 없는 인물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살아온 역정과 각계의 평가에 비추어 우리는 김 서리가 청렴하고 도덕적이며 특히 당면 최대과제 가운데 하나인 대통령 선거의 공명정대한 관리에도 적임이라고 판단한다"며 검증절차를 내세웠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도 "김 서리는 비교적 청렴하고 소신있는 분으로총리수행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나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정수행 능력과자질, 도덕성 등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명자에 대한 정치권의 이같은 반응에 비추어 국회의 임명동의 여부는 결국청문회의 검증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김 지명자의 경우 재산형성 과정 등 도덕성을 의심할 만한 별다른 흠결을 찾을 수 없어 일단 장 상, 장대환 전 지명자에 비해 논란거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장남의 병역면제 문제, 본인의 삼성전자 사외이사 겸임 문제 등이 청문회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청와대측은 장남의 병역면제 부분에 대해선 "지병 때문에 면제를 받은 것이 확실하다"며 큰 문제가 안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삼성 사외이사 문제는 서리임명전에 사임하는 것으로 정리가 된 상태다. 앞서 2명의 총리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잇따라 부결된 것도 오히려 김 지명자의 임명동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번에 3번째 총리인준을 부결시킬 경우 '다수당의 오만.횡포' 등 여론의 엄청난 역풍과 정치적 부담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자체분석도있다. 한 당직자는 "김 내정자가 올해 70세이고 각급 법원 판사와 법원행정처 차장,대법관,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장을 거쳐 현재 한국 신문윤리위원장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도덕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며 "결정적 하자가 없는 한 이번에는 처리해줄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렇게 볼 때 장대환 전 지명자때처럼 청문회 과정에서 실정법 위반 사례 등 예상치 못한 돌출변수가 발생, 반대여론이 급속도로 퍼져가는 '비상상황'이 발생하지않는한 김 지명자의 임명동의안은 국회의 관문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맹찬형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