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제품없으면 시장에서 도태" .. 변재용 한솔교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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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부터 사장 소리를 들었지만 처음 학습지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는 생계유지가 주 목적이었습니다.
민주화운동에 열중해있던 저로선 먹고 살기 위한 일이 필요했거든요."
4일로 창립 20돌을 맞는 유아 교육업체 한솔교육의 변재용 사장(46)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대학 때부터 줄곧 야학과 노동운동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해서도 그랬고요.
다른 데 눈 돌리지 않고 교육사업에 매진한 것은 90년부터입니다.
그즈음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자녀에 대한 교육투자 연령이 점점 낮아지더군요.
하지만 유아를 상대로 한 변변한 교재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유아교육이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때 내놓은 게 '신기한 한글나라'입니다."
'신기한 한글나라''신기한 아기나라' 등 한솔의 간판 상품인 '신기한'시리즈는 유아발달 단계에 맞춰 개발됐다.
단순 암기·주입식으로 짜여진 기존 학습지와 달리 '놀이식 수업'을 강조,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자본금 1백50만원에 서울 노량진 반지하방에서 시작한 한솔을 2001년 매출 약 2천9백억원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는 '놀이식 수업'이 주 역할을 했다.
"학습지 시장은 이제 포화상태입니다.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고 더이상 매출이 몇 백%씩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도 힘듭니다.
남보다 빨리 시장의 수요를 읽어내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한솔이 작년 초등학생용 독서토론 교재인 '주니어플라톤'과 최근 놀이형 학습잡지와 동화책을 결합한 '북스북스'를 시장에 내놓은 것도 이런 차원에서다.
특히 주니어플라톤에 대한 변 사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앞으로 '독서토론'이 교육의 새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고 또 그렇게 돼야 합니다.
서양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지만 한국은 대학교에서조차 제대로 된 토론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잖아요.
공교육에서 못하면 사교육 업체라도 나서야지요.
올해는 회원수 확보에 주력하고 내년엔 독서토론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도 벌일 생각입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