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특급' 이천수(21.울산 현대)가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이천수는 3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02 프로축구 삼성 파브 K-리그 홈경기에서 1골-1도움으로 맹활약해 팀이 7경기 무승의 고리를 끓고 상위권 도약의 계기를 만드는데 한 몫 단단히 했다. 2만7천여 관중들은 이천수가 전반 44분 침투하는 알리송의 스피드를 감안한 정확한 패스로 선취골을 도왔을 때와 후반 24분 상대수비의 집중적인 견제를 뚫고 알리송의 패스를 추가득점으로 연결했을 때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 간판스타의 `비상'을 축하했다. 특히 이천수의 몸놀림은 잉글랜드 사우스앰튼 진출이 좌절돼 마음 고생을 했던사정과 왼쪽 발등 부상으로 2경기를 결장했던 것을 감안할 때 `역시 이천수'라는 말을 듣기에 충분했다. 이날 스리톱의 왼쪽 날개로 출장해 중앙의 이길용, 오른쪽의 알리송과 함께 공격진을 이끈 이천수는 시종 특유의 스피드와 집중력, 상대의 허점을 공략하는 날카로운 센스 등 자신의 장점을 십분 살려냈다. 또한 이천수는 측면에 머무르지 않고 수시로 중앙으로 진출해 찬스를 만들었고기회가 생기면 벼락같은 슈팅으로 포항 수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김정남 울산 감독은 "이천수가 훈련부족과 발부상으로 컨디션이 70%에 불과한데도 중요한 경기에서 투혼을 발휘해 줬다"며 "앞으로 왼쪽 날개자리를 거점으로 하되자유롭게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며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후반 27분 다리에 쥐가 나 전재운과 교체돼 나갔던 이천수에게 지금 가장시급한 과제는 월드컵 후유증과 부상으로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는 것. 월드컵을 준비하는 동안 매번 대표팀 체력측정 때 선두권을 지켰던 이천수가 하루 빨리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을 되찾아 전남의 주포 신병호 등과 함께 멋진 신인왕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팬들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