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25일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덕담을 주고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20여분간 회동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정 의원이 월드컵조직위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이연택(李衍澤) 공동위원장과 함께 월드컵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해준 데 대한 감사방문 형식으로 이뤄졌으나 여러면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월드컵대회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의 지지도가 급등하고 있고 당일각에서는 외연확대를 위해 정 의원 영입을 검토하거나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면담에서도 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측 인사들과 정 의원이 서로 정 의원의 정치적 거취를 의식하는 대화가 주를 이뤘다. 먼저 정 의원이 사의를 표하며 "축구팀은 4강을 달성했으나 민주당은 4강이 아니라 정책여당으로서 더 잘해 나라를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자 한 대표는 "월드컵 4강도 축하할 일이지만 정 의원의 일취월장이 보장된 월드컵이 아니냐"며 "월드컵 수혜를 제일 많이 받은 분이 됐다"고 화답했다. 정 의원이 "히딩크 감독이 제일 많이 받고 난 나머지를 받았다"고 '겸양'하자 한 대표는 다시 "히딩크 감독 바람에 여러 사람이 출세하고 특히 정 의원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기도 했다. 유용태(劉容泰) 사무총장이 한 대표에게 "정 위원장을 모셔다가 당에서 특별히 예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시죠"라고 제의하자 정 의원이 "대표님이나 총장님이나 최고위원님들 모두 평소 존경하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바빠 잘 뵙기 어려운 게 문제"라고 넘어가려했고 한 대표는 "아니다. 만나자고 연락하면 우리는 시간을 낼 수 있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 대표는 그러나 면담 말미에 "우리당이 노 후보를 앞세워 열심히 하고 있는데정 의원이 관심을 갖고 성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노 후보를 앞세웠다. 이에 정 의원은 "노 후보가 쓴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란 책을 읽고 노 후보가 '정의를 세우고 성공도 하겠다'고 쓴 데 대해 `노 후보의 정의가 성공할 수 있기를바란다'는 독후감을 써서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올린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 의원은 `민주당에서 영입을 제의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기자들의 질문에 "안 받는 것보다는 좋지. 오라는 데가 있는 게 없는 것보다 나은 것 아니냐"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권유를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