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포항 스틸러스)이 용병들이 득세하는 프로축구 2002삼성파브 K-리그에서 토종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동국은 2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후반 11분 교체투입된 지 13분만에 수비수 몸에 맞고 들어가는 행운의 선제골을 잡아내 치열한 득점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월드컵 대표팀 탈락 이후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이동국은 지난 13일 홈개막전과 20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각각 헤딩골을 넣은 뒤 이날 한골을 추가해 3골을 마크, 이날 골을 기록한 뚜따 등 5명의 용병 스트라이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월드컵 기간 최순호 포항 감독의 특별 조련을 받으며 와신상담해온 이동국은 후반 24분 김상옥에서 아크정면에서 뒤로 패스해 준 볼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찬것이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골로 연결됐다.


포항은 이동국의 골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후반 44분 대전의 정영훈의 땅볼패스를 받은 카메룬 출신의 샴에게 동점골을 허용, 1-1로 비겼다.


이날 2만5천827명의 최다관중이 찾은 부산구덕종합운동장에서는 원정팀인 전남드래곤즈가 전반 23분 신병호의 선취골을 끝까지 지켜 부산 아이콘스를 1-0으로 꺾고 승점 9(2승3무1패)를 기록하며 4위로 뛰어 올랐다.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일본프로축구리그 등을 떠돈 뒤 올 시즌 국내리그에 정착한 신병호는 20일 광양 홈경기 이후 연속골을 기록하며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서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삼바특급' 에드밀손을 앞세운 전북 현대가 지긋지긋한`수원 삼성 징크스'를 날려보냈다.


2000년 6월 3일 이후 수원을 맞아 8경기 동안 승점을 올리지 못했던 전북은 에드밀손이 0-1로 뒤지던 후반 8분 서혁수의 오른쪽 센터링을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 팀을 연패의 벼랑 끝에서 구했다.


대(對) 수원전 8연패에 마침표를 찍은 전북은 정규리그 개막 후 무패행진을 이어가면서 2승4무로 승점 10 고지에 가장 먼저 올라섰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이자 올 아디다스컵 챔피언인 성남 일화는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양 LG와의 경기에서 전반 선취골을 내준 뒤 후반 펼친 맹반격이 주효,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안양은 전반 31분 아크 정면 10여m지점에서 이영표가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드는 최태욱에게 공을 밀어주자 최태욱은 왼발로 빠르고 낮게 센터링했고 골문으로돌진하던 뚜따가 넘어지며 오른발로 터치, 네트 상단을 세차게 흔들어 선취골을 뽑았다.


성남은 후반시작과 함께 신태용, 올리베를 빼고 박강조, 황연석을 투입했고 이어 19분께는 수비수 김용희 대신 가이모토를 기용, 공격력을 강화했다.


결국 후반 33분 가이모토가 오른쪽 코너 깊숙한 지점까지 오버래핑한 뒤 센터링하자 황연석이 헤딩으로 방향만 살짝 틀어 그토록 열리지 않던 골문을 열어 젖혔다.


지난해 한국프로무대에 뛰어 든 일본인 1호 가이모토는 15경기출장만에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주전을 예약했다.


안양과 성남은 승점 1씩을 추가하며 나란히 2승3무1패(승점 9)가 됐지만 골득실차에서 각각 2위와 5위로 명암이 갈렸다.


한편 이날도 부산 2만5천827명을 비롯해 5개 경기장에 모두 11만3천817명의 관중(평균 관중수 2만2천763명)이 입장, 축구열기를 이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