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중개업체 엔론이 미국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붕괴되는 과정에서 월스트리트의 대형 투자은행들도 한몫 단단히 거든 것으로 드러났다. 엔론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상원 행정위원회 특별소위는 23일 청문회를 열고 대형 투자은행들이 엔론에 융자한 수 십억달러가 이 회사의 올바른 재정 상태를 은폐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은행들은 엔론이 저지른 회계상의 문제점 가운데 일부를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소위의 로버트 로치 조사관은 백만장 분량의 서류 검토와 엔론 및 투자은행 관계자 수 십명의 증언을 검토한 끝에 일부 은행이 막대한 수수료와 함께 다른 거래에서 우대를 받는 대가로 엔론의 변칙적 회계 처리를 적극 도운 사실을 밝혀냈다고 증언했다. 로치 조사관은 "엔론과의 거래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더 확대하려던 주요 금융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엔론의 회계 속임수는 실제로 저질러진 정도까지 심하게 이뤄지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엔론의 재무 상태가 판단을 오도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고의로 투자자들이 믿도록 한" 증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의원들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부족한 엔론의 유동성을 장부상의 이익 증가에 맞추기 위해 은행 융자금을 영국 연안의 채널 제도에 있는 회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한천연가스 등의 선수금으로 기재하는 복잡한 재무 처리 방식을 동원했다. 로치 조사관은 미국 최대의 금융기관인 시티그룹과 J.P. 모건 체이스은행은 다른 회사들에도 엔론 식의 변칙적 거래를 제시했으며 시티그룹은 14개 회사와 접촉해적어도 3개 회사와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폭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