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22일 정치.통일.외교.안보 분야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이 서해교전 사태를 거론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 등을 제기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반발하는 등 한때 소란이 벌어졌다. 국방장관 출신인 천 의원은 "아들을 병역기피 시키고 원정출산으로 미국 시민권을 갖게 하는 정치지도자와 그 지도자를 대통령 후보로 모시고 있는 사람들은 전쟁의 무서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175㎝키에 60㎏이 넘는 아들을 45㎏의 몸무게로만들어 병역을 면제시킬 수 있는 부모를 만나지 못한 평범한 서민의 아들이 전쟁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서해교전 책임문제를 거론하다 딴 얘기를 하느냐" "엉뚱한 발언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며 발끈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어 천 의원이 "햇볕정책으로 인해 서해교전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한나라당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자 야유를 계속했으며,이후 천 의원이 발언제한 시간이 끝난 뒤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계속 발언하자 발언중단을 요구했다. 박관용(朴寬用) 의장도 "발언시간을 지켜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천 의원이아랑곳하지 않고 이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를 다시 거론하자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고성과 야유가 오가는 등 소란이 계속됐다. 박 의장은 천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의장의 발언 제한에 이의를 제기한 의원들을 기억하겠다"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의장이 아량을 가지고 의사진행을 해달라"고 받았다.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민주당이 병적기록표 조작의혹 등을 제기하며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며 "이 후보 아들 병역문제는 사실무근으로 사법판단이 이미 끝났는데 민주당은 남을 중상하려다 자신들이 중상을 입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장 상(張 裳) 총리서리 대신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 출석했다. 0...이어 민주당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이 후보를 둘러싼 `5대 의혹사건'의 진상규명을 주장하며 후보직 사퇴와 정계은퇴를 요구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발이최고조에 달했다. 천 의원이 "세풍사건 주역인 서상목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순간 이 후보는서 의원을 끌어안고 미친듯이 기뻐했다"고 하자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이승철(李承哲) 의원은 "무슨 의혹이냐. 조작이지", "젊은 사람이 불쌍하다"고 퍼부었다. 같은 당 백승홍(白承弘) 의원은 "그런다고 노무현 후보의 인기가 올라가느냐.날치기 주범답다"고 고함쳤고 이규택(李揆澤) 의원은 "이회창이 니 할아버지냐, 아버지냐"고 외쳤으며 임인배(林仁培) 의원도 "나이 값 좀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천 의원이 말하는 5대 의혹은지난 4년반동안 줄기차게 제기된 것으로,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심재권(沈載權) 의원은 "안기부예산 횡령사건은 부패사건의대표적인 것"이라며 "당시 신한국당 총선 선대위 의장이었던 이 후보의 개입 의혹에대한 수사계획이 뭐냐"고 따지고 "재보선에 출마한 후보중 안기부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이해구 이우재 이경재 후보의 횡령자금을 즉시 국고로 환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다음 질문자인 한나라당 김용균(金容鈞) 의원은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다면 아들과 측근비리의 중심에 서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먼저 사퇴하는게 순리"라고 반격했다. 한편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의석쪽으로 걸어가 이인제(李仁濟) 정균환(鄭均桓) 의원 등과 잠시 대화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 민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