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잇단 회계부정 스캔들로 미국 경제에암운이 드리운 가운데 미국인 대다수가 미국경제 전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17일 CBS와 뉴욕타임스가 미국전역의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공동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70%를 기록해 대체로 높은편이었으나 경제 등의 현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에 관해 '더 나아질 것'이란 응답이 전체의 14%에 불과한반면 '악화되거나 현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답변이 85%에 달해 미국민들이 느끼는경제한파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들의 회계부정으로 꽁꽁 얼어붙은 주식시장의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58%로 '긍적적'으로 평가한 33%를 압도했다. 지난주 조사결과가 '긍정적'47%, '부정적' 45% 였던 것과 비교할 때 주식시장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각은 경제전반 현안과 맞물려 급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한파로 인한 미국인들의 위기의식은 국가의 진로에 대한 우려로 이어져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들은 잇단 회계부정으로 미국경제에 전례없는 신뢰도 추락을 불러온 대기업들에 대한 평가는 거의 모든 항목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62%의 응답자들이 회계부정을 '매우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기업의 경영진이 미국적가치를 공유하느냐'는 질문에는 64%가 '그렇지 않다'고 답변해 소비자들의 불신이극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현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이에 그치지 않고 부시 행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61%의 응답자는 부시 행정부가 일반 국민보다 기업의 편의를 더 중시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51%의 응답자가 선거와 대통령 지지여부는 무관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공화당 정부에 대한 지지율 하락이 올 가을 중간선거에서 반(反)부시의형태로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3%포인트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