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18일 관훈클럽(총무文昌克) 토론회에서 국회운영의 `중립'을 여러차례 피력하면서 의장 임기를 마친 후 정계은퇴 용의까지 시사했다. 박 의장은 이날 "임기후 다음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 (중립성에 관한) 고민을 떨쳐버릴 수 있는 한 방안"이라며 "의장의 중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보다는이같은 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이 좋다고 보고 이에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이같은 언급을 실천에 옮길 경우 의장의 당적이탈과 자유투표 선출에이어 다시한번 국회의 중립성을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나. ▲대통령 초청 만찬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했다. 결국 당당하되,선배에 대한 예의는 깍듯이 갖추자고 생각했다. 상당히 긴장했지만 대통령이 따뜻하게 맞이했고 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었다. 이렇게 하면 거리를 두면서도 친밀한,독립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와대 초청은 정무수석이 인사왔을 때 제가 의장이 초청해 3부 요인이 만나는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더니 먼저 초청하겠다고 해서 이뤄진 것이다. --임기가 끝나면 당에 돌아가야 하는데 얼마나 중립적일 수 있나. ▲솔직히 고백하면 지금도 여당에 대한 반감이 있고, 어떤 사안이 벌어지면 한나라당적 시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구연을 끊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가급적입장 표명을 않고 양쪽의 주장을 조정.중재하는 역할을 하겠다. 의장에서 물러난 뒤 한나라당에 복귀해야 하는데 다음 선거는 의식하지 않는 게이 고민을 떨쳐버리는 한 방안이라고 본다. 의장 임기후 의회를 떠나는 게 관행으로자리잡아야 한다. 그런 점에 유의하고 있다. --국회를 정치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정당간 대화를 주선하고 정치적 중재.조정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이것이 국회를 정치의 본령으로 만드는 길이다. --총리서리 문제에 대한 생각은. ▲위헌이라고 본다.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해야 한다는 헌법정신에 따라 국회동의 전까지 내정자는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게 좋다. 총리 교체에 따른 행정공백을 줄이기 위해 인준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의견도있지만 총리란 막중한 자리를 결정하면서 보름정도 국민에게 토론기회를 주는 게 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한동 전 총리가 각료제청권을 행사한 것은 문제없나. ▲참 이상한 일이지만 (대통령이) 떠나는 사람을 불러 어떤 사람을 쓰면 좋으냐고 물은 취지라면 분노하거나 헌법소원을 낼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쪽의 반대로 법안이 본회의 상정조차 안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는 날치기란 용어는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 뒤 여론에 따라 처리하겠다. --이번 의장 선거는 내용상 철저한 당론투표란 비판이 있는데. ▲완벽한 자유투표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역사발전의 과정이 다 그렇지만 과거보다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발전의 계기는 됐다고 본다. --최근 개헌논의에 대한 입장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다면 민주화된 뒤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었는데도 대선을 앞두고 개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다가오는 대선전 개헌을 목적으로 논의한다면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개인적 소견이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